6월의 녹음.. 6월의 녹음은 고공을 꿈꾸는 새였다. 한사코 파닥이는 날개 짓 제 어둠의 그림자를 새까맣게 털어놓고 있었다. 우우 하늘을 우러러 어제보다 한 치씩 웃자란 목을 빼고 싱그러운 물빛 번쩍이며 새롭게 거듭나고 있었다.. 진의하/6월의 녹음.. 하얀쉼표 2018.06.03
사랑하는 것은.. 사랑하는 것은 창을 여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안에 들어가 오래오래 홀로 우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부드럽고 슬픈 것입니다. 그러나 "사랑합니다." 풀꽃처럼 작은 이 한마디에 녹슬고 사나운 철문도 삐걱 열리고 길고 긴 장벽도 눈 녹듯 스러지고 온 대지에 따스한 봄.. 하얀쉼표 2018.03.14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샤갈의 마을에는 삼월에 눈이 온다. 봄을 바라고 섰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은 정맥이 바르르 떤다.. 바르르 떠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은 정맥을 어루만지며... 눈은 수천 수만의 날개를 달고 하늘에서 내려와 샤갈의 마을의 지붕과 굴뚝을 덮는다.. 삼월에 눈이 오면 샤갈.. 하얀쉼표 2018.03.06
나였으면 좋겠소.. 생각만 해도 명치 끝이 아파와서 숨 쉴 수 없을 정도로 그리운 사람이 꼭 나였으면 좋겠소.. 길을 걷다가 닮은 목소리에 문득 뒤돌아 섰을때 그곳에 있는 이가 너였으면 하는 사람이 꼭 나였으면 좋겠소.. 외로울때 가끔 생각나는 사람보다는 펄펄 끊어 오른 고열로 혼수상태 속에서 부르.. 하얀쉼표 2018.01.11
12월 어느 오후.. 덜렁 달력 한 장.. 달랑 까치 밥 하나.. 펄렁 상수리 낙엽 한 잎.. 썰렁 저녁 찬바람.. 뭉클 저미는 그리움.. 손석철의 12윌 어느 오후.. 하얀쉼표 2017.12.13
시월.. 파랗게 날 선 하늘에 삶아 빨은 이부자리 홑청 하얗게 펼쳐 널면.. 허물 많은 내 어깨 밤마다 덮어주던 온기가 눈부시다.. 다 비워진 저 넓은 가슴에 얼룩진 마음도 거울처럼 닦아보는 시월.. 목필균 시월.. 하얀쉼표 2017.10.02
7월.. 바다는 무녀(巫女) 휘말리는 치마폭.. 바다는 광녀(狂女) 산발(散髮)한 머리칼,.. 바다는 처녀(處女) 푸르른 이마, 바다는 희녀(戱女) 꿈꾸는 눈, 7월이 오면 바다로 가고 싶어라, 바다에 가서 미친 여인의 설레는 가슴에 안기고 싶어라.. 바다는 짐승, 눈에 비친 푸른 그림자.. 오세영의 7월. 하얀쉼표 2017.07.03
6월.. 바람부는 날 은백양나무 숲으로 가면.. 청명한 날에도 소낙비 쏟아지는 소리 귀를 막아도 들립니다.. 저무는 서쪽 하늘 걸음마다 주름살이 깊어가는 지천명(知天命) 내 인생은 아직도 공사중입니다.. 보행에 불편을 드리지는 않았는지요.. 오래 전부터 그대에게 엽서를 씁니다.. 그러나 주.. 하얀쉼표 2017.06.02
가벼운 것들의 반란.. 어두운 곳에서 혼자 울지 마라. 빛나는 것만이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그는 너로 인해 빛나는 것이고.. 너 또한 그로 인해 존재하는 것이다.. 때가 되면 모두가 너의 곁으로 돌아올 것이다.. 낮은 곳에서 혼자 떨지 마라. 높은 것만이 좋은 것은 아니다.. 낮은 것들의 인정을 알지 못하는 그.. 하얀쉼표 2017.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