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쉼표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어린시절.. 2018. 3. 6. 13:47

 

샤갈의 마을에는 삼월에 눈이 온다.

 

봄을 바라고 섰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은 정맥이

바르르 떤다..

 

바르르 떠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은 정맥을 어루만지며...

 

눈은 수천 수만의 날개를 달고

하늘에서 내려와 샤갈의 마을의

지붕과 굴뚝을 덮는다..

 

삼월에 눈이 오면

샤갈의 마을의 쥐똥만 한

겨울 열매들은

다시 올리브빛으로 물이 들고..

 

밤에 아낙들은

그해의 제일 아름다운 불을 아궁이에 지핀다..

 

 

김춘수/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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