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부는 날.. 206

2021 1030 귀한 선물을 받고 감사한 마음..

가장 아름다운 것은 손으로 잡을 수 없게 만드셨다. 사방에 피어나는 저 나무들과 꽃들 사이 푸르게 솟아나는 웃음 같은 것.. 가장 소중한 것은, 혼자 가질 수 없게 만드셨다. 새로 건 달력 속에 숨 쉬는 처녀들.. 문정희/혼자 가질 수 없는 것들.. 아주 오랫만에 후배 둘이서 번갈아가며 전화질 하더니 둘이 약속을 했나보다.. 보고 싶다며 갑자기 부산에서 퐝으로 온단다.. 코로나로 인해 2년만의 만남이다.. 뭘 이렇게 바리바리 사들고 오는지.. 귀하고 귀한 송이와 한우셋트.. 그리고 엄마께 드려라며 토종벌꿀까지... 난 그저 아끼는 후배이기에 그동안 나의 마음을 보여준 것 뿐인데 그동안의 배려와 사소한 챙김에 너무 감사 했었다며 이런 시간을 만들고 싶었다는 후배들.. 만기적금이라도 탔는지 거금을 들여 귀한..

바람부는 날.. 2021.11.05

2021 0929 택배로 보내온 옥수수를 삶았다..

지나가는 누구들이 무수히 입을 맞추고 가지 않은 다음에야 저리 황홀해 할 수가 있겠는가. 숨이 막히도록 퍼붓는 입맞춤에 입맞춤에 혼절, 혼절, 또 혼절.. 신현정/야 단풍이다.. 옥수수100g에는 식이섬유가 4.73g 들어있는데 체내에서 지방의 흡수를 억제하고 배변을 촉진하는 역할을한다.. 적당한 포만감이 있는 저열량 식품으로 칼로리는 100g에 106kcal인데 쌀보다 낮다. 그리고 아밀라아제 활동을 막는 물질이 함유되어 있어 혈당이 오르지 않고 영양소 흡수가 적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유용하며 혈관질환 예방에 효과적이단다.. 지인이 생각지도 않았던 옥수수를 보내왔다.. 올해 마지막 수확이라 맛이나 보라며 보냈다는 대학찰옥수수... 요즘 입맛이 없어 식사량을 줄였더니 가끔 허기가 느껴 졌었는데 저열량 식품..

바람부는 날.. 2021.09.30

2021 0906 미루어졌던 백신2차 접종을 완료하고...

저녁이 노을을 데리고 왔다. 환희에 가까운 심장이 짜릿한 밀애처럼 느린 춤사위로 왔다. 나는 그와 심장을 나눈 사이 닿을 듯 말 듯 불같은 입술로 내 가슴께로 왔다 가면 나는 절반의 심장으로 차가운 밤을 노래한다. 밤이 노을을 데리고 갔다. 노여운 기다림을 온몸에 감고 캄캄한 휘장을 던지며 빠른 춤사위로 갔다. 나는 그와 심장을 나눈 사이 노을에는 내가 활활 타오르고 나에겐 노을이 광기처럼 잠자는 울음을 깨운다. 노을의 심장 위에 내 심장을 포갠다.. 신달자님의 심장이여! 너는 노을... 한동안 컨디션이 저조 했지만 코로나백신2차 접종을 무사히 마쳤다.. 백신담당 간호사선생님이 2차는 1차보다 조금 통증이 있을 수 있다며 접종후 몸상태를 잘 살펴보며 푹 쉬어주라 말한다.. 접종 당일에는 1차접종때 보다 ..

바람부는 날.. 2021.09.11

2021 0726 우여곡절의 시간을 보내고 백신1차접종을 마치고..

누우면 끝장이다. 앓는 짐승이 필사적으로 서 있는 하루.. 오늘도 이 세상의 그런 하루였단다 숙아“ 고은/'순간의 꽃' 중에서.. 6월은 잠깐의 방심으로 어이없이 갈비뼈에 금이가는 불상사를 겪으며 운동을 접고 침대와 동맹맺으며 게으름으로 일관했었다.. 그 결과 넘치는 배둘레햄과 관절이 굳어 움직일때마다 뚝뚝이 현상으로 생기는 노인병 증상에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만사가 짜증스러웠었다.. 넘어진김에 쉬어간다는 옛말을 우려먹으며 이참에 코로나 백신이나 맞고 쉬어 주자며 잔여백신 신청을 해놓았지만 내차례는 결국 오지않았다.. 그렇게 한달정도 참선하는 마음으로 소파와 침대에 딱풀놀이를 했더니 이젠 몸놀림이 어지간히 자유러워지며 숨통이 틔여 살것 같았다.. 7월을 더위로 시작하면서 여전히 운동과는 거리를 두면..

바람부는 날.. 2021.07.26

2021 0522 영일대 해수욕장 의 풍경..

잃을 것도 없는 것을 잃을까 봐, 끊임없이 몸부림치는 저녁나절 어둠이 능선을 지우며 내게로 오는 동안, 어둠에 익숙한 하늘은 밥풀 같은 별 몇 알 오물거리고 있다. 박종국/저녁나절이다.. 네 눈망울에서는 초록빛 오월 하이얀 찔레꽃 내음새가 난다. 네 눈망울에서는 초롱초롱한 별들이 이야기를 머금었다. 네 눈망울에서는 새벽을 알리는 아득한 종소리가 들린다. 네 눈망울에서는 머언 먼 뒷날 만나야 할 뜨거운 손들이 보인다. 네 눈망울에는 손잡고 이야기할 즐거운 나날이 오고 있다. 신석정/네 눈망울에서는.. 몇일 장맛비처럼 오락가락 내리던 비가 그치고 모처럼 화창했던 날... 강한 햇볕이 쏟아지는 때이른 더위에 여름이 성큼 다가온 것 같다.. 귀차니즘에 잠식되어 집구석에 박혀 우울과 힘겨루기 하던중 오랜만에 연락..

바람부는 날.. 2021.05.24

2021 0514 로즈데이...

우울한 날은 장미 한 송이 보고 싶네. 장미 앞에서 소리내어 울면 나의 눈물에도 향기가 묻어날까. 감당못할 사랑의 기쁨으로 내내 앓고 있을 때, 나의 눈을 환히 밝혀주던 장미를 잊지 못하네. 내가 물 주고 가꾼 시간들이 겹겹의 무늬로 익어 있는 꽃잎들 사이로 길이 열리네. 가시에 찔려 더욱 향기로웠던 나의 삶이 암호처럼 찍혀 있는 아름다운 장미 한 송이.. ‘살아야 해, 살아야 해’ 오늘도 내 마음에 불을 붙이네. 이해인/장미를 생각하며.. 장미여! 오 순수한 모순이여, 기쁨이여, 그 많은 눈꺼풀 아래에서 그 누구의 잠도 아닌, 장미여! -라이너 마리아 릴케- 매달 14일은 이름붙은 기념일이 있다.. 5월의 기념일은 5월14일이 로즈데이다.. 9~10년전만 해도 이날엔 항상 장미꽃다발을 받었었고... 하..

바람부는 날.. 2021.05.16

2021 0504 비님 오시는 날 친구들과 함께..

대숲으로 간다. 대숲으로 간다. 한사코 성근 대숲으로 간다. 자욱한 밤안개에 벌레 소리 젖어 흐르고... 벌레 소리에 푸른 달빛이 배어 흐르고... 대숲은 좋더라. 성글어 좋더라. 한사코 서러워 대숲은 좋더라. 꽃가루 날리듯 흥근히 드는 달빛에.... 신석정/대숲에 서서.. 아침부터 톡소리가 요란하다.. '오늘 비 소식있음..비 오면 막걸리 마실 마음의 준비 장착하기.. 저녁시간 비워놓기'... 비 를 기다리는 건지.. 막걸리 마실 시간을 기다리는건지.. 하늘은 맹숭맹숭 흐리기만할 뿐.. 실시간 일기예보를 검색하니 비 내릴 시간이 당겨졌다 미루어지기를 반복한다.. 비 오는 것과 상관없이 약속시간 정해서 만나면 될것을... 꼭 비가 오는때를 맞춰야하는 무의미하고 비현실인 낭만을 빙자한 계획에 살짝 짜증이나..

바람부는 날.. 2021.05.09

2021 0423 일상속의 혼돈( Chaos in everyday life)...

진정한 삶은 오직 현재에 있다. 있었던 것은 이미 없는 것이고, 미래에 올 것도 지금은 없는 것이고, 지금 있는 것만이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오직 지금 이 순간에 온 마음을 쏟아라. 레프 톨스토이/인생독본 中에서.. 자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르는 나에게.. 나, 있는 그대로 참 좋다. 있는 그대로 아름다운 나를 위한 마음 주문 있는 그대로가 좋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게 좋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발전하는 내가 좋다.​ 조유미/좋아하기로 했다, 나는 나니까 중에서 코로나 시국이 1년이 지나가고 끝을 알수없이 길어지면서 너무 많은 것들이 달라져 버렸다.. 그동안 하고 싶었던 계획들을 준비하며 실천을 위해 2020년을 시작하면서 일을 그만 두었는데... 모든 계획들이 어이없어 무산되고 아무것도..

바람부는 날.. 2021.04.24

2021 0415 명이나물에 삼겹살 먹는 날..

허술한 곳을 콕 짚어 노랑으로 보라로 잘도 찾아들어, 시샘을 떨치고 꿈꾸듯 뽀얗게 곁을 차고앉아, 군데군데 멍든 산하와 그 수많은 함성을 감싸고 있는데... 흐드러진 삶들은 이맘때만 되면 어찌 제 활개만 펼치려 하는가. 몽롱하게 향기에 취해 옛일 따윈 다 새파랗게 잊어버리고... 임영준/4월의 향기.. 신선하고 향기로운 제철 봄나물들이 지천이다.. 주문했던 울릉도 특산물 명이나물(산마늘)이 도착했으니 삼겹살이나 구워먹자며 후배에게서 연락이 왔다.. 벌써 명이나물이 나올때 였구나.. 명이하면 삽결살이지.. 명이절임을 하기전 보드라운 생 명이나물에 싸먹는 삼겹맛은 먹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특별한 맛이다.. 때지고기를 그닥 좋아하진 않지만 생 명이나물에 먹는 삼겹살 그맛을 알기에 막걸리와 삼겹살을 싸들고 ..

바람부는 날.. 2021.04.16

2021 0401 꽃피는 봄날의 일상..

이제 저녁 일곱 시 하루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건, 벌겋게 타오르던 노을이 쇠잔해져 어둠에 사그라지는 것만 봐도 안다. 마지막 네 눈빛이 그러하였다. 엄원태/저녁 일곱 시.. 무릇 세상에는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해가 뜨는 동해에, 그 바다를 향해 웅크린 산줄기에 사랑한다는 약속 새기지 마라. 정일근/사랑의 약속.. 아침나절 반짝이던 햇살이 오후가 되더니 꾸물꾸물 하늘이 흐려진다.. 무겁고 거칠어진 바람에 벚꽃이 꽃비가되어 내린다. 우수수 꽃잎 떨구는 봄날, 꽃비를 맞으며 철길숲공윈을 걷는다.. 이토록 아름다운 계절을 즐기다가 갑자기 밀려오는 이 허전함은 당췌뭔지.. 혼자도 좋지만 가끔씩 예고없이 불쑥 찿아오는 헛헛한 공허에 따뜻한 위로가 되어주고 무한한 신뢰로 곁을 지켜줄 누군가가 절실할때도 있음이라..

바람부는 날.. 2021.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