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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0326 봄 향기 가득한 포천 산정호수..

아마 꿈이었을 거야. 꽃가루 분분하던 고궁 돌담길이.. 그래, 내 무미한 청춘의 끝자락이었을 거야. 놓치면 날아갈 것 같아 부서져라 끌어 안았던 그 여린 어깨가, 허나 속절없이 가버린 것은 아니야. 짤랑거리던 그 웃음소리가 잠자리까지 파고들던 숨 가쁜 그 향기가, 아직도 아릿하게 가슴을 파고 드는걸 보면... 임영준/봄날은 가지 않는다.. 눈비가 차가운들 내 길을 막을쏘냐. 세월이 심란한들 내 의지 꺾을쏘냐. 광풍이 흔들어대도 나의 길을 가련다. 이은석/바람꽃.. 부쩍 높아진 기온으로 꽃은 지천으로 피어나고 사람들의 옷차림으로 봄은 깊숙하게 자리하고 있는데 미세먼지가 봄하늘을 답답하게 덮고있다.. 나쁜 공기 핑계삼아 외출을 자제하는데 '점심이나 먹자며 대구로 오라'라는 그의 그 말이 오늘따라 꽤나 매력적..

2021 0321 순천 선암사..

바람 한 점에 꽃잎 수십 점, 꽃잎 한 점에 시름 수십 점 흩어지네. 꽃으로 피어나지 못했어도 꽃으로 지고 싶은 봄날에는, 왜 사냐 건 웃지요. 왜 웃냐 건 또 웃지요. 양광모/꽃으로 지고 싶어라.. 전라남도 순천시 승주읍 선암사길 450 외, 전라남도 순천시 승주읍 죽학리 한국불교 태고종 태고총림. 대한 불교 조계종 제20교구 본사.. 신라 542년에 창건했다고 전해지나 〈사적기〉에 의하면 875년에 도선국사가 창건했다고 한다. 사적 제507호로 지정되었고. 2018년 6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로 가서 실컷 울어라. 해우소에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으면, 죽은 소나무 뿌리가 기어다니고 목어가 푸른 하늘을 날아다닌다. 풀잎들이 손수건..

2021 0321 광양 홍쌍리 매화마을..

진달래는 불타는 사랑, 벚꽃은 흩날리는 이별, 목련은 순결한 그리움, 작은 꽃 한 송이, 너는 나의 운명.. 진달래처럼 사랑하다. 벚꽃처럼 이별해도, 목련처럼 그리워할, 너의 꽃말은, 나의 운명.. 양광모/너의 꽃말.. 계절은 성큼성큼 빠른 걸음으로 스며 들었다가 바람처럼 빠져 나가버린다.. 봄을 가장 빨리 알려주는 매화.. 야트마한 언덕에 피어난 꽃들에 살포시 미소 지어보는 시간.. 강보다 이름이 더 아름다운 섬진강 물길따라 매화향기 그윽하고 매화꽃이 눈꽃처럼 피어 내리는 봄날의 풍경이 환상적인 곳.. 이렇게 아름다운 날 꽃향기 맡으러 갈까.. 눈빛 하나로 마음이 통하여 오래전 갔었던 그곳 광양 홍쌍리 매화마을로 간다.. 지난해 처럼 코로나로 메화축제는 취소 되었지만 여전히 봄나들이 나온 상춘객들로 붐..

2021 0318 생일주간..

꼼지락꼼지락 3월만 되면 세상에 나갈 준비로 나는 몸이 아프다. 60년 가까이 그 모양이다. 나태주/생일.. 어느 때 가장 가까운 것이 어느 때 가장 먼 것이 되고 어느 때 충만했던 것이 어느 때 빈 그릇이었다. 어느 때 가장 슬펐던 순간이 어느 때 가장 행복한 순간으로 오고 어느 때 미워하는 사람이 어느 때 사랑하는 사람이 되었다. 오늘은 어느 때 무엇으로 내게 올까.. 김춘성/세상살이.. 꽃소식이 들리는 상큼함에 기분 좋아지는 요즘... 싱그러운 바람에 봄내음이 폴폴나는 이때가 세상과 눈 마주한 나의 생일이다.. 나이 한살 더 먹는 것을 축하할 일인지 모르겠지만 험한세상을 잘 살아 왔기에 그 시간을 격려하고 살아 갈 시간들을 응원하는 것이라 생각하기에.. 친구들과 지인들의 축하를 맘껏 즐겨본다.. 생..

바람부는 날.. 2021.03.19

지란지교(芝蘭之交)를 꿈꾸며..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 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 집 가까이에 살았으면 좋겠다. 비 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도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친구, 밤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 놓고 열어 보일 수 있고 악의 없이 남의 얘기를 주고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는 친구가…… 사람이 자기 아내나 남편, 제 형제나 제 자식하고만 사랑을 나눈다면 어찌 행복해질 수 있을까. 영원히 없을수록 영원을 꿈꾸도록 서로 돕는 진실한 친구가 필요하리라. 그가 여성이라도 좋고 남성이라도 좋다. 나보다 나이가 많아도 좋고 동갑이거나 적어도 좋다. 다만 그의 인품은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하얀쉼표 2021.03.17

2021 0313 천년의 세월을 버텨낸 진천농다리..

나는 좀 어리석어 보이더라도 침묵하는 연습을 하고 싶다. 그 이유는 많은 말을 하고 난 뒤일수록 더욱 공허를 느끼기 때문이다. 많은 말이 얼마나 사람을 탈진하게 하고, 얼마나 외롭게 하고 텅비게 하는가. 나는 침묵하는 연습으로 본래의 나로 돌아가고 싶다., 내 안에 설익은 생각을 담아두고, 설익은 느낌도 붙잡아 두면서 때를 기다려 무르익히는 연습을 하고 싶다. 다 익은 생각이나 느낌 일지라도 더욱 지긋이 채워 두면서, 향기로운 포도주로 발효되기를 기다릴 수 있기를 바란다. 침묵하는 연습 비록 내 안에 슬픔이건 기쁨이건 더러는 억울하게 오해받는 때에라도 해명도 변명조차도 하지 않고, 무시해버리며 묵묵하고 싶어진다. 그럴 용기도 배짱도 지니고 살고 싶다. 유안진님의 "그리운 말 한마디" 중.. 충북 진천군 ..

2021 0306 휴일 봄 나들이..남평문씨 세거지의 꽃잔치..

대구광역시 달성군 화원읍에 있는 조선후기 남평문씨의 동족마을 본리세거지는 대구광역시 민속문화재 제3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정원의 꾸밈이 아름답다. 건축연대가 200년미만이나 전통적인 영남지방 양반가옥의 고졸미(古拙美)를 갖추고 있다. 낚시를 핑계삼아 바닷가에서 캠핑이나 하며 주말을 보내려 했었는데.. 아침부터 비 내리고 너울성 파도에 강풍주의보까지 동반하여 외출이 어려워졌다.. 이런날은 어디로 나서기가 조심스러워, 궂은 날씨에 기분까지 가라앉는다.. 하루종일 집콕모드로 보내며 내일을 기다려본다.. 휴일아침.. 그나마 비는 그쳤지만 흐린날에 바람이 태풍수준이다.. 바다에 나가는 것을 포기하고 드라이브나하고 맛난 것이나 먹자며 선배 농장이 있는 청도로 간다.. 제철에 먹으면 보약이 된다는 청도 미나리로 아점을..

나 늙으면 당신과 살아보고 싶어..

play-tv.kakao.com/embed/player/cliplink/v57aeuuSJSCCjj7MjC6u7qJ@my?service=player_share" 나 늙으면 당신과 살아보고 싶어. 가능하다면 꽃밭이 있고 숲이 있었으면 좋겠어. 개울물 소리 졸졸 거리면 더 좋을 거야.잠 없는 난 곤히 자는 당신 간지럽혀 깨워, 아직 안개 걷히지 않은 아침길 풀섶에 달린 이슬 담을 병을 들고 산책해야지. 삐걱거리는 허리 쭉 펴보이며 내가 당신 하나 둘 체조시킬거야. 햇살이 조금 퍼지기 시작하겠지. 우리의 가는 머리카락이 은빛으로 반짝일때, 나는 당신의 이마에 오랫동안 입맞춤 하고 싶어. 사람들이 봐도 하나도 부끄럽지 않아. 아주 부드러운 죽으로 우리의 아침식사를 준비할꺼야. 이를테면 쇠고기 꼭꼭 다져넣고 파릇한..

하얀쉼표 2021.03.08

2021 0227~28 낭만적인 감성캠핑..

봄이라고 해서 사실은 새로 난 것 한 가지도 없다. 어디인가 깊고 먼 곳을 다녀온 모두가 낯익은 작년 것들이다. 우리가 날마다 작고 슬픈 밥솥에다 쌀을 씻어 헹구고 있는 사이, 보아라, 죽어서 땅에 떨어진 저 가느다란 풀잎에 푸르고 생생한 기적이 돌아왔다. 창백한 고목나무에도 일제히 눈펄 같은 벚꽃들이 피었다. 누구의 손이 쓰다듬었을까, 어디를 다녀와야 다시 봄이 될까, 나도 그곳에 한 번 다녀오고 싶다.. 문정희/아름다운 곳.. 비수처럼 다른 사람의 가슴속을 헤집는 말. 그 말로 인해 어떤 사람은 일생을 어둡고 암울하게 보낼 수도 있습니다. - 이정하의《돌아가고 싶은 날들의 풍경》중에서 - 2월의 마지막 주말이 3.1절로 이어지며 연휴가 시작 되었다.. 변덕스럽고 수상한 날씨에도 아랑곶 하지않고 멀지않..

2021 0226 정월 대보름날에...

영롱한 이슬처럼 맑고 투명한 나 하나의 사랑, 청아한 순수함과 소박함만 기억하자. 지적인 삶 지성의 미학도.. 가슴에 묻을 절절한 간절함도.. 반올림 채움 하여 보름달에 걸고, 휘영청 떠오른 달빛에 소원 빌어 보자. 그리움 불 질러진 사랑의 불씨, 그 애달픈 사랑 어디에 내려놓을까. 오늘도, 내일도 식지 않은 미련만 하얀 달빛 품는구나. 홍대복/정월 보름에.. 새해 첫 보름달이 뜨는 정월대보름(음력 1월 15일)에는 우리의 세시풍속에서 가장 중요한 날로 설날만큼 비중을 크게 여겨왔다.. 한 해 농사의 시작과 풍년을 기원하며 오곡밥을 지어먹고.. 마을주민들이 어울려 볏가릿대 세우기’와 ‘지신밟기’달집태우기 등 한해의 액땜을 방지하는 다양한 민속놀이로, 한 해의 풍요와 건강을 기원하는 정월대보름 풍속이 전해..

바람부는 날.. 2021.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