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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0522 영일대 해수욕장 의 풍경..

잃을 것도 없는 것을 잃을까 봐, 끊임없이 몸부림치는 저녁나절 어둠이 능선을 지우며 내게로 오는 동안, 어둠에 익숙한 하늘은 밥풀 같은 별 몇 알 오물거리고 있다. 박종국/저녁나절이다.. 네 눈망울에서는 초록빛 오월 하이얀 찔레꽃 내음새가 난다. 네 눈망울에서는 초롱초롱한 별들이 이야기를 머금었다. 네 눈망울에서는 새벽을 알리는 아득한 종소리가 들린다. 네 눈망울에서는 머언 먼 뒷날 만나야 할 뜨거운 손들이 보인다. 네 눈망울에는 손잡고 이야기할 즐거운 나날이 오고 있다. 신석정/네 눈망울에서는.. 몇일 장맛비처럼 오락가락 내리던 비가 그치고 모처럼 화창했던 날... 강한 햇볕이 쏟아지는 때이른 더위에 여름이 성큼 다가온 것 같다.. 귀차니즘에 잠식되어 집구석에 박혀 우울과 힘겨루기 하던중 오랜만에 연락..

바람부는 날.. 2021.05.24

2021 0521 대구 수목원의 산책..

오늘쯤은 그대를 거리에서라도 우연히 만날는지 모른다는 예감.. 만나지는 못하더라도 엽서 한 장쯤은 받을지 모른다는 예감.. 그리운 사람은 그리워하기 때문에 더욱 그리워진다는 사실을 비는 알게 한다. 이것은 낭만이 아니라 아픔이다. 이외수/비는 예감을 동반한다.. 아침나절까지 비가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하며 구름이 가득한 흐린하늘이다.. 하루가 다르게 짙어가는 신록이 여름을 불러오고 날씨만큼 멜랑꼴리한 감정선에 자꾸만 우울이 밀려온다.. 그냥 뭔가를 해야만할 것 같아서 무작정 대구로 출발하며 친구에게 밥이나 먹자며 불러낸다.. 대구의 날씨도 퐝 못지않게 오락가락하는 비로 높은 습도가 기분을 무겁게 가라앉힌다.. 대구수목원을 돌아보고 막걸리 맛집을 안내 하겠다며 친구가 생각을 제시한다.. 오락가락 내리는 비에..

2021 0519 합천 핫들생태공원..

작약 싹 올라온다. 작약꽃이 피어 세상을 보다가 떨어질 것을 생각한다. 작약 겹겹 꽃잎이 바라본 그 속에 이 눈의 주인과 내가 눈 꿈쩍꿈쩍하며 나눈 말들을 숨겨 두리라. 장석남/작약.. 7천 럭스의 작약꽃밭이 불쑥 켜졌다. 고요어 밀집이었다 붉은 환등이었다. 혹자는 빛의 번안이라 수학의 궁구라 했다.. 조정인/작약... 절집 한쪽구석에서 잠시 멍때리고 있는데 뭐하고 있느냐며 후배에게서 전화가 왔다.. 절집에 등 달러왔다니 자기도 부모님 건강을 기원하는 등하나 달고 싶다며 내가 있는 곳으로 오겠단다.. 커피한잔 마시고 돌아서니 아침부터 쏟아지는 강렬한 햇살에 수면부족 현상으로 두통과 어깨에 올라앉은 피로곰의 무게가 오랜만에 만나는 햇살 조차도 그리 반갑지만은 않다.. 그렇다고 집에 들어간다고 잠을 잘것도 ..

2021 0519 부처님 오신날 절집에서..

이제 저녁 일곱 시 하루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건, 벌겋게 타오르던 노을이 쇠잔해져 어둠에 사그라지는 것만 봐도 안다. 마지막 네 눈빛이 그러하였다. 엄원태/저녁 일곱 시.. 사월초파일은 부처님 오신날이다.. 부처님이 오신날인 사월초파일에 연등을 다는 것은 지혜의 등불을 밝히는 것이고 마음의 어둠을 밝히는 것이며 행운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것이며 다가오는 밝은 미래를 맞이하는 등불인 것으로 석가모니의 진리를 해석하고 있다.. 코로나가 창궐한 지난해는 부처님오신날의 모든 법요식은 취소되었고.. 올해는 소규모로 일상의 예불처럼 조용한 법요식이 열렸지만 공양간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방역수칙을 지키기위해 방문객들에게 점심공양멊이 떡을 나누어 주었고 예불을 드리는 불자들도 적당한 간격을 두며 순서를 기다리..

2021 0515 대구성서 이곡장미공원..

오늘 같이 비가 내리는 날은 그대와 카페에 앉아 따뜻한 차 한 잔 마시고 싶다. 찻잔 속에 서로를 담고 조금씩 아주 조금씩... 서로를 느끼면서 사랑에 젖고 싶다. 늘 보고 싶은 그대.. 윤보영/사랑에 젖고 싶다.. 5월, 너를 나는 사랑이라 말해야겠다. 내 사랑에 미소지을 그 미소와 함께 웃을 주인이 되게 5월을 사랑하며 보내야겠다. 막 돋아난 떡잎이 팔부터 벌리듯 멋진 우리 5월을 위해 힘차게 사랑을 펼치련다. 내 사랑이 나에게 돌아와 행복이 되도록 깊은 감동이 되도록, 5월에는 내가 생각해도 가슴 찡한 아름다운 사랑을 해보련다. 윤보영/5월에는 사랑을... 종일 비가 오락가락하는 주말이다.. 원래계획은 지인들과 바다에서 차박캠핑을 하며 낚시를 하기로 했는데... 비 소식에 계획은 쥐소되었고... 몇..

2021 0514 로즈데이...

우울한 날은 장미 한 송이 보고 싶네. 장미 앞에서 소리내어 울면 나의 눈물에도 향기가 묻어날까. 감당못할 사랑의 기쁨으로 내내 앓고 있을 때, 나의 눈을 환히 밝혀주던 장미를 잊지 못하네. 내가 물 주고 가꾼 시간들이 겹겹의 무늬로 익어 있는 꽃잎들 사이로 길이 열리네. 가시에 찔려 더욱 향기로웠던 나의 삶이 암호처럼 찍혀 있는 아름다운 장미 한 송이.. ‘살아야 해, 살아야 해’ 오늘도 내 마음에 불을 붙이네. 이해인/장미를 생각하며.. 장미여! 오 순수한 모순이여, 기쁨이여, 그 많은 눈꺼풀 아래에서 그 누구의 잠도 아닌, 장미여! -라이너 마리아 릴케- 매달 14일은 이름붙은 기념일이 있다.. 5월의 기념일은 5월14일이 로즈데이다.. 9~10년전만 해도 이날엔 항상 장미꽃다발을 받었었고... 하..

바람부는 날.. 2021.05.16

2021 0509 경북수목원에서 힐링의 시간....

나는 그동안 그대가 여인인 줄만 알고 살았는데, 꽃이었구나. 눈부신 꽃이었구나.. 이수동/눈부신 날.. 솔솔 바람불어 기분좋은 휴일.. 무겁게 감겨있던 눈을뜨니 창안으로 햇살이 가득하다.. 이좋은 아침의 가분을 누군가와 함께 나누고 싶은데 나는 누구에게 전화를 해야할까?..잠시 생각에 잠겨 멍 때리고 있는데.. 어버이날이였던 어제.. 이름붙은 날에는 괜스레 상대적 외로움으로 기분이 울적해 지는데 이런날 쓸쓸해 하지 말고 맛난 밥먹자며 챙김을 해주어 같이 한잔했던 선배가 "어제한 약속 기억 하고 있는거지"라며..아침에 전화를 해왔다.. 휴일을 기분좋은 힐링의 시간으로 만들자며 신록이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트레킹 가자고 시간을 정했었는데 취중 두어번 시간을 바꾸며 조율을 한 탓에 정확한 시간을 인지하지 못하겠..

2021 0504 비님 오시는 날 친구들과 함께..

대숲으로 간다. 대숲으로 간다. 한사코 성근 대숲으로 간다. 자욱한 밤안개에 벌레 소리 젖어 흐르고... 벌레 소리에 푸른 달빛이 배어 흐르고... 대숲은 좋더라. 성글어 좋더라. 한사코 서러워 대숲은 좋더라. 꽃가루 날리듯 흥근히 드는 달빛에.... 신석정/대숲에 서서.. 아침부터 톡소리가 요란하다.. '오늘 비 소식있음..비 오면 막걸리 마실 마음의 준비 장착하기.. 저녁시간 비워놓기'... 비 를 기다리는 건지.. 막걸리 마실 시간을 기다리는건지.. 하늘은 맹숭맹숭 흐리기만할 뿐.. 실시간 일기예보를 검색하니 비 내릴 시간이 당겨졌다 미루어지기를 반복한다.. 비 오는 것과 상관없이 약속시간 정해서 만나면 될것을... 꼭 비가 오는때를 맞춰야하는 무의미하고 비현실인 낭만을 빙자한 계획에 살짝 짜증이나..

바람부는 날.. 2021.05.09

2021 0502 용인 중앙공원..

부탁이 있다. 첫눈처럼 찾아와 다오. 그리움으로 몆 번이고 하늘 바라볼 때 문득 내 가슴에 살포시 내려 앉아다오. 부탁이 있다. 첫눈처럼은 오지 말아 다오. 닿자마자 흔적도 없이 사라져 찾아온 듯 아닌 듯 애태우지는 말아다오. 부탁이 있다. 첫눈처럼도 아닌 척 찾아와 다오. 내 일찌기 한 번도 본 적 없는 큰 눈으로 무섭게 무섭게 폭설로 쏟아져 다오.. 부탁이 있다. 첫눈처럼이 아니라도 찾아와 다오. 봄날에야 내리는 마지막 눈발처럼이라도 한 번은 약속이었다는 듯이 내 가슴에 다녀가 다오. 양광모/겨울 편지.. 어제만해도 어둡고 비가 오락가락하던 하늘이 오늘은 반짝이는 햇살로 참 예쁘다.. 비 개인뒤 도로의 가로수는 조금더 짙어진 초록의 잎들이 더욱 선명해지고 계절은 벌써 여름을 향하고있는데.. 나만 세월..

2021 0428 합천 황매산의 철죽 절정...

사무치다는 말 좋으다. 사랑에 사무쳐 그리움에 사무쳐 뼛속 깊이 사무쳐.. 심장 깊이 사무쳐 내 일생쯤 너에게 사무쳐 살아보고 싶다. 양광모/내 일생쯤 너에게.. 봄이 떠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 것 이겠지.. 햇살이 더 깊어지고 뜨거워졌다.. 덥다가 춥다가 서늘하다가 뜨겁다가.. 가슴에 화산을 품고 있는 감정의 무게들... 굴곡심한 감정선으로 무겁고 힘들었던 시간동안 친구와 지인들의 진심어린 위로와 응원을 받으며 혼란스럽던 감정선들이 조금씩 안정이 되어가고 었는듯 하다.. 무겁게 가라앉은 기분들이 바닥에 닿았으니 이제 위로 올라갈 차례... 음악으로 감정의 딜레마를 달래고 있던 늦은저녁... 친구가 전화를 해왔다.. "내일 별다른 약속 없는 거지? 꽃구경하러 산에 가자"며 꽃을보면 기분도 꽃처럼 화사해 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