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처럼 흐르는 길 위의 흔적들. 1382

2021 0313 천년의 세월을 버텨낸 진천농다리..

나는 좀 어리석어 보이더라도 침묵하는 연습을 하고 싶다. 그 이유는 많은 말을 하고 난 뒤일수록 더욱 공허를 느끼기 때문이다. 많은 말이 얼마나 사람을 탈진하게 하고, 얼마나 외롭게 하고 텅비게 하는가. 나는 침묵하는 연습으로 본래의 나로 돌아가고 싶다., 내 안에 설익은 생각을 담아두고, 설익은 느낌도 붙잡아 두면서 때를 기다려 무르익히는 연습을 하고 싶다. 다 익은 생각이나 느낌 일지라도 더욱 지긋이 채워 두면서, 향기로운 포도주로 발효되기를 기다릴 수 있기를 바란다. 침묵하는 연습 비록 내 안에 슬픔이건 기쁨이건 더러는 억울하게 오해받는 때에라도 해명도 변명조차도 하지 않고, 무시해버리며 묵묵하고 싶어진다. 그럴 용기도 배짱도 지니고 살고 싶다. 유안진님의 "그리운 말 한마디" 중.. 충북 진천군 ..

2021 0306 휴일 봄 나들이..남평문씨 세거지의 꽃잔치..

대구광역시 달성군 화원읍에 있는 조선후기 남평문씨의 동족마을 본리세거지는 대구광역시 민속문화재 제3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정원의 꾸밈이 아름답다. 건축연대가 200년미만이나 전통적인 영남지방 양반가옥의 고졸미(古拙美)를 갖추고 있다. 낚시를 핑계삼아 바닷가에서 캠핑이나 하며 주말을 보내려 했었는데.. 아침부터 비 내리고 너울성 파도에 강풍주의보까지 동반하여 외출이 어려워졌다.. 이런날은 어디로 나서기가 조심스러워, 궂은 날씨에 기분까지 가라앉는다.. 하루종일 집콕모드로 보내며 내일을 기다려본다.. 휴일아침.. 그나마 비는 그쳤지만 흐린날에 바람이 태풍수준이다.. 바다에 나가는 것을 포기하고 드라이브나하고 맛난 것이나 먹자며 선배 농장이 있는 청도로 간다.. 제철에 먹으면 보약이 된다는 청도 미나리로 아점을..

2021 0227~28 낭만적인 감성캠핑..

봄이라고 해서 사실은 새로 난 것 한 가지도 없다. 어디인가 깊고 먼 곳을 다녀온 모두가 낯익은 작년 것들이다. 우리가 날마다 작고 슬픈 밥솥에다 쌀을 씻어 헹구고 있는 사이, 보아라, 죽어서 땅에 떨어진 저 가느다란 풀잎에 푸르고 생생한 기적이 돌아왔다. 창백한 고목나무에도 일제히 눈펄 같은 벚꽃들이 피었다. 누구의 손이 쓰다듬었을까, 어디를 다녀와야 다시 봄이 될까, 나도 그곳에 한 번 다녀오고 싶다.. 문정희/아름다운 곳.. 비수처럼 다른 사람의 가슴속을 헤집는 말. 그 말로 인해 어떤 사람은 일생을 어둡고 암울하게 보낼 수도 있습니다. - 이정하의《돌아가고 싶은 날들의 풍경》중에서 - 2월의 마지막 주말이 3.1절로 이어지며 연휴가 시작 되었다.. 변덕스럽고 수상한 날씨에도 아랑곶 하지않고 멀지않..

2021 0223 살랑거리는 봄바람 만나러 경주로...

내 몸 둥그렇게 구부려 그대 무명치마 속으로 굴려놓고 봄 한철 홍역처럼 앓다가, 사월이 아쉽게도 다 갈 때 나도 함께 그대와 소리 소문 없이 땅으로 입적했으면... 이재무/ 목련.. 어제보다 기온이 조금 내려가 상대적 추위가 느껴지는 날... 기분전환을 핑계삼아 바람이나 쐴겸 점심 한끼 먹자며 경주로 간다.. 최부자댁,계림,첨성대,대릉원을 산책하며 봄바람을 마중하고 조금 늦은 점심을 먹으며 간단한 반주로 시작한 주님 모시기가 분위기에 취해 자리를 옮겨 가며 늦은 저녁까지 이어졌다.. 안주맛집... 수다를 안주삼아 마시는 음주에 오랜만의 말문까지 터졌으니 결국 눈에 뵈는게 없을만큼 완전한 취권모드이다.. 속 답답함을 봇물 터진 수다로 풀어 내고나니 기분 전환이 되어지는 자리... 오늘의 이런 사소함이 위안..

2021 0222 추억을 간직한 대구 수성못 유원지..

외로움을 아는 사람은 2월을 안다. 떨쳐버려야 할 그리움을 끝내 붙잡고, 미적미적 서성대던 사람은 2월을 안다. 어느 날 정작 돌아다보니 자리 없이 떠돌던 기억의 응어리들, 시절을 놓친 미련이었네.. 필요한 것은 추억의 가지치기, 떠날 것은 스스로 떠나게 하고 오는 것은 조용한 기쁨으로 맞이하여라.. 계절은 가고 또 오는 것, 사랑은 구속이 아니었네. 2월은 흐르는 물살 위에 가로 놓여진 조촐한 징검다리였을 뿐.. 다만 소리 없이 떨어지는 빗방울이여, 그렇게 2월은 간다.. 홍수희/그렇게 2월은 간다.. 밤이 지나면 아침이 오듯이 겨울이 가면 봄이 온다는 당연함.. 창으로 바라보는 아침풍경 하늘빛이 곱다.. 봄인가 했더니 여름..다시 반짝 추위로 겨울로.. 몇개의 계절이 요동을 치고 있다.. 날씨만큼 멜..

2021 0220 희망으로 위로가 되는 사찰 합천해인사..

봄 맞이 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얼름아래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 동백꽃망울 기지개 켜는 모습 상급 학교에 갈 채비하며 의젓함을 여미는 이월.. 찬 바람이 옷깃을 파고 들다가 아지렁이와 함께 오는 훈풍에 꼬리 내린다. 봄 맞이 길을 여는 이월 고맙다.. 서윤덕/2월.. 경상남도 합천군 가야면(伽倻面) 가야산 남서쪽에 있는 사찰. 사적 제504호로 통도사,송광사와 더불어 삼보(三寶)사찰 가운데 하나로 법보(法寶)사찰로 유명하다.. 도회지에 사는 동안 나무는 수직상승의 욕망만이 허용된다. 길을 닮은 나무.. 나무는 단 한번 줄기의 높이만큼 가지의 넓이 갖고 싶다. 나무는 봄마다 반란을 꿈꾼다. 그러나 수성은 번번이 진압된다. 점점 좁아지는 뿌리의 폭, 허우대 멀쩡한 불임의 나무.. 이재무/가로수.. ..

2021 0213 명절연휴의 한가로운 시간..

메마른 발자국에 물이 고인다. 단순히 잔설이 떠난 자리를 새순이 차고 앉는 건 아니다. 은둔의 시간이 되풀이되듯 몽우리 돋는 시절도 다시 돌아온다. 게다가 기대에 부푼 뿌리 위에 어찌 절망이 솟아나오랴.. 임영준/2월.. 사적 제262호로 대구광역시 동구 불로동 335번지에 있는 삼국시대 앞트기식 돌방무덤 등이 발굴된 무덤군 이다. 행정구역상 경상북도 달성군 해안면 불로동과 입석동에 속해 있으며, 이 지역의 고분군은 서로 30m 거리를 두고 위치해 있다.. 나이가 들면서 나무는 속을 비우기 시작했다. 한때는 가지 끝마다 골고루 영양을 져나르던 줄기는 나이가 들면서, 안에서부터, 평생을 두고 하나씩 둘씩 힘겹게 그어온 나이테 지워내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날 속 텅 비운 채, 꼿꼿이 선 자세로 나누는 그..

2021 0211 무작정 7번국도를 따라 태백까지 북상하며..

문득문득 오던 길을 되돌아본다. 왠가 꼭 잘못 들어선 것만 같은 이 길.. 가는 곳은 저기 저 계곡의 끝, 그 계곡의 흙인데 나는 왜 매일매일 이 무거운 다리를 끌며 가고 있는 것일까. 아, 돌아갈 수도 주저앉을 수도 없는 이 길.. 이영춘/길.. 이제 한 꺼풀 벗고 당당히 나서 볼까. 핑곗김에 둘렀던 장막도 걷어야지. ​ 햇살 마중 나가던 새순의 속삭임이 불을 지폈다. 임영준/2월 혁명.., 설날전날.. 밥이나 먹자며 나섰다가 계획없이 무작정 동해안 7번국도를 따라 강원도 태백까지 가게 되었다.. 창밖으로 스쳐 지나는 조용한 포구나 자그마한 시골마을의 서정이 마음의 평화를 느끼게 하고 어둠이 짙은 고요한 황지공원의 산책으로 호젓한 밤의 평화에 여유로움까지 누려본다.. 사람에 대한 또 다른 갈증과 여행의..

2021 0206 바람 부는대로 마음따라...

2월은 먼동이다. 새벽 하늘을 찢는 아픔이 없이 어찌 눈부신 아침을 맞을 수 있으랴. 2월은 애벌레다. 제 껍데기를 찢는 고통이 없이 어찌 나비가 되어 날 수 있으랴. 2월은 꽃봉오리다. 제 가슴을 찢는 고통이 없이 어찌 꽃이 되어 향기를 뿜을 수 있으랴. 2월은 제 스스로 가위가 되어 제 살가죽을 잘라내야만 찬란한 봄을 낳을 수 있다. 최규학/2월의 시... 호미곶은 포항시의 영일만 장기반도의 끝에 있는 곶이다..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으로, 일출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관광명소이며, 호미곶 등대로도 유명하다.. 먼 거리 마다않고 시간내어 찿아와준 좋은친구와 복잡한 머리도 식힐겸 오랜만에 바다풍경이 예쁜 해안도로를 따라 확 틔인 호미곶에서 푸른 빛이 시린 바다를 실컷 바라보다.. ..

2021 0131 한국의 아름다운 사찰 월정사의 전나무 숲길과 말사인 상원사 ..

침묵이다. 침묵으로 침묵으로 이어지는 세월 세월 위로 바람이 분다. 바람은 지나가면서 적막한 노래를 부른다. 듣는 사람도 없는 세월 위에 노래만 남아 쌓인다. 남아 쌓인 노래 위에 눈이 내린다. 내린 눈은, 기쁨과 슬픔 인간이 살다 간 자리를 하얗게 덮는다. 덮은 눈 속에서 겨울은 기쁨과 슬픔을 가려 내어 인간이 남긴 기쁨과 슬픔으로 봄을 준비한다. 묵묵히.. 조병화/겨울.. 감나무 끝에는 감알이 백서른 두 개 그 위엔 별이 서말 닷 되, 고것들을 이부자리 속에 담아와 맑은 잠 속에 내 눈은 저 숲가에 궁구는 낙엽 하나에 까지도 다녀오고, 겨울은 고것들의 이야기까지도 다 살아도 밤이 길었다. 복효근/겨울밤.. 설원의 설경이 보고파서 강원도 평창으로 떠나본다.. 강원도 평창에는 아름답기로 유명한 한국의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