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처럼 흐르는 길 위의 흔적들. 1382

2020 0913 추억여행에 마음을 담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안도현/너에게 묻는다.. 동성로는 좁은 의미로는, 말 그대로 대구읍성의 동쪽 성벽을 허물고 낸 0.92km의 길을 말한다. 구 중앙파출소 자리에서-대구백화점 본점-CGV 대구한일-대구역 구간까지로, 지금도 일종의 메인스트리트격이다.. 너는 너이기 때문에 특별하단다. 특별함에는 어떤 자격도 필요 없으며, 너라는 이유만으로 충분하단다.. - 맥스 루카도 – 교동시장은 한국전쟁 당시 피난민들이 모여들어 양키시장이라고 해서 미제 군복, 수입 과자 등을 파는 곳으로이름을 떨치다 1956년 3월 교동시장으로 정식 허가를 냈고, 보따리 무역을 통한 수입품과 미군부대 등에서 흘러나오는 군수품을 기반으로 1970~80년대 호황을 누렸다. ..

2020 0912 비 내리는 주말의 하루..

장마전선이 내 허리에 똬리를 튼다. 벽을 등지고 돌아누우니 척추 위로 죽음이 나를 좀먹는다. 폭우의 파열음이 비극을 예보한다. 늑골 사이로 비구름이 거미줄처럼 재봉된다. 나는 문득 자살하고 싶어졌다. 습기가 잡귀처럼 구천을 떠돈다. 나는 마를 날이 없다. 서덕준/장마전선.. 당신 생각을 켜놓은 채 잠이 들었습니다. 함민복/가을... 예측없이 오락가락 내리는 비에 주말은 종일 비요일이였다.. 오랜만에 연락해 온 친구와 빗소리 들리는 감성포차에서 창으로 흐르는 빗물을 바라보며 분위기를 마시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약간의 취기와 친구와의 사담... 생각이 많아진다.. 그냥 사람이 필요했다.. 마음의 벽을 깨고 진실되고 거짓없이 과장되지 않으며 이기적이지 않는.. 자신의 잣대에 상대를 끼어 맞추지 않는 그..

20200906 도심속의 고궁 수원화성..

햇빛 소리가 들렸다. 폐허 한 구석, 어여쁜 햇빛 한 올이 나무 등걸에 걸터앉아 있었다. 강은교/향기풍으로.. 조선 정조 때에, 경기도 수원시에 쌓은 성. 정조 18년(1794)부터 20년(1796) 사이에 영중추부사 채제공의 주관하에 축성하였는데, 근대적 성곽 구조를 갖추고 거중기 따위의 기계 장치를 활용하는 우리나라 성곽 건축 기술사상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수원화성은 1997년에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고 사적 제3호이다.. 오늘이라는 말은 내가 쓴 말 가운데 가장 새로운 언어다. 이기철/'오늘만큼 신선한 이름은 없다. 나비는 날아오르는 순간 집을 버린다. 날개 접고 쉬는 자리가 집이다. 박상옥/나비는 길을 묻지 않는다.. 태풍 북상 소식에 흐린하늘로 하루를 열었지만 여유로운 휴일 아침..

2020 0905 의정부 역전근린공원..

이제 저녁 일곱 시 하루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건, 벌겋게 타오르던 노을이 쇠잔해져 어둠에 사그라지는 것만 봐도 안다. 마지막 네 눈빛이 그러하였다. 엄원태/저녁 일곱 시.. 의정부근린공원은 의정부역 앞 캠프홀링워터 미군기지 반환지에 역사 평화 통일 미래를 테마로 조성된 공원으로 ..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동 222-21 1호선 의정부역 4,5번 출구 나오면 공원으로 바로 연결된다.. 베를린장벽 시승격 50주년 조형물 한미우호증진 상징 조형물, 3․1운동 기념비, 평화의 소녀상, 안중근의사 동상과 같은 역사적 테마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다. 바람의 흐름이 보여지는 숲은 싱그러움 자체였다.. 공원의 산책길에서 바람이 일렁이던 오후시간의 공백이 심했다.. 다른때에는 탄력적인 시간의 조율을 시행하더니 내게 유독..

2020 0904 밀양 표충비각과 홍제사..

귀뚜라미는 나에게 가을밤을 읽어주는데 나는 귀뚜라미에게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다. 언제 한번 귀뚜라미 초대하여 발 뻗고 눕게 하고 귀뚜라미를 찬미한 시인들의 시를 읽어주고 싶다. 박형권/우물.. 밀양 표충비각은 조선 영조 18년(1742년)에 세워졌다. 경남도 유형 문화재 제15호로 국가에 큰일이 있을 때마다 땀을 흘린다는 이야기로 유명하다. 민간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사명대사의 우국충정이 지금까지 전해지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지만... 과학계는 비석 표면에 물방울이 땀처럼 맺히는 것이 결로(結露)현상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태풍이 지나가고 파란하늘이 눈부시다.. 부산에 일이 있어 들렀다가 시간의 여유가 있어 밀양을 경유하며 홍제사와 표충비각을 찿아본다.. 표충비각이 밀양의 대표적 사찰 표충사에 있을거라는..

2020 0830 충북 영동..달도 머물다 간다는 월류봉..

뜨겁게 영그는 그곳에 상큼한 그대 있구나. 추스르고 다물어도 요염이 번득이네. 어이 다 그늘막에 웅크리고만 있는가. 가붓하게 시름 접고 함께 훨훨 날아보자꾸나. 임영준/꿈꾸는 여름.. 달도 머물다 간다는 월류봉(月留峰)은 달이 능선을 따라 물 흐르듯 기운다는 모습에서 유래됐다. 봉우리 꼭대기에는 월류정이 자리하고 있다.. 날씨가 내 기분처럼 변덕스럽다.. 근처에 조선 중기 문인 우암 송시열(1607~1689) 선생이 머무르며 학문을 닦고 후학을 길렀던 곳인 한천정사도 있다.. 반야사(般若寺)는 대한불교조계종 제5교구 본사인 법주사의 말사이다. 720년(성덕왕 19) 의상의 제자인 상원이 창건했다고 한다.. 충청북도 영동군 황간면에 있는 대한불교조계종 소속의 사찰이다. 1996년 4월 15일 영동군의 향토..

2020 0823 베롱나무 꽃이 예쁜 달성 도동서원..

오늘 하루가 너무 길어서 나는 잠시 나를 내려놓았다. 어디서 너마저도 너를 내려놓았느냐 그렇게 했느냐. 귀뚜라미처럼 찌르륵 대는 밤, 아무도 그립지 않다고 거짓말 하면서 그 거짓말로 나는 나를 지킨다. 천양희/하루.. 대구광역시 달성군 구지면 도동리에 있는 서원. 사적 제488호로 오늘날까지 한국에서 교육과 사회적 관습 형태로 지속되어온 성리학과 관련된 문화적 전통의 증거이며, 성리학 개념이 여건에 맞게 바뀌는 역사적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인정되어 다른 서원 8곳과 함께 한국의 14번째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사막만년청풀은 첫 꽃을 피우기 위해 사막에서 몇 십년이나 견뎌야 한다는데.. 연꽃 씨앗은 첫 꽃을 피우기 위해 늪에서 몇 천 년이나 견뎌야 한다는데.. 사람..

20200816 영화'건축학개론' 촬영지 구둔역(폐역)

억새가 강 옆에 꾸밈음처럼 자랐다. 들풀이 웅성거리고 철새가 사선으로 빗금을 긋는 이 가을, 네가, 내가, 우리가 저 노을을, 이 가을을, 뭇 사랑을 이 가을에 참으로 낭만적인 조사, 가와 을. 서덕준/가와 을.. 너는 어긋나게 접힌 어느 한 페이지 네가 접힌 곳이 밤마다 쉽게 들춰진다. 창백한 밤, 새벽은 비겁하기도 하지. 채도 없는 그때의 기억을 입술로 베껴 쓴다. 네 생각을 할 때마다 내가 자꾸 허물어진다. 서덕준/ 필사본.. 너는 이 세상의 모든 문학을 훔친 것이 틀림없다. 그러지 않고서는 이렇게 아름다울 수 없으니.. 서덕준/문하생의 서제.. 경기도 양평군 지평면 일신리 1336-92012년에 청량리와 원주간 복선전철화 사업으로 인해 기존 노선이 변경되어 폐역이 된 구둔역은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

20200816 경기도 동쪽 끝 양평을 돌아보며..

성당의 종소리 끝없이 울려 퍼진다. 저 소리 뒤편에는 무수한 기도문이 박혀 있을 것이다. 백화점 마네킹 앞모습이 화려하다. 저 모습 뒤편에는 무수한 시침이 꽂혀 있을 것이다. 뒤편이 없다면 생의 곡선도 없을 것이다. 천양희/뒤편.. 양평두물머리..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의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류하는 곳으로, 두물머리는 양수리의 우리말이다. 양수리의 400년 된 장대한 느티나무와 이른 아침 물안개 피는 모습은 자연의 운치를 더한다. 최근에는 양수리가 영화, 드라마, CF의 촬영지로 널리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곳이다. 단풍보다 고혹하고 은행보다 어여쁘니, 쏟아지는 당신께 파묻혀도 내게는 여한없을 계절이어라. 서덕준/가을..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신점리에 있는 절. 봉선사의 말사로 신라 신덕왕 2..

20200815 계룡산 골짜기에 싸여 있는 천년고찰 '동학사'

충청남도 공주시 반포면 계룡산(鷄龍山)에 있는 남북국시대 통일신라의 승려 상원이 창건한 사찰로 동계사(東鷄寺)라고도 한다.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인 마곡사(麻谷寺)의 말사이다.. 계룡산 동쪽 골짜기에 싸여 있는 천년고찰 '동학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최초의 비구니 강원(일명:승가대학)으로서, 150 여명의 비구니 스님들이 부처님의 일대시교 및 수행과 포교에 필요한 제반교육을 받으며 정진하고 있는 유서깊은 도량이다.. 버스에 앉아 잠시 조는 사이 소나기 한줄기 지났나보다. 차가 갑자기 분 물이 무서워 머뭇거리는 동구 앞, 허연 허벅지를 내놓은 젊은 아낙 철벙대며 물을 건너고 산뜻하게 머리를 감은 버드나무가 비릿한 살냄새를 풍기고 있다. 신경림/여름날.. 초여름, 네 벗은 가는 팔을 보고 싶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