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와 같이 깊은 밤― 침실은 더욱 조용허이…… 어두운 영창에는 별빛 어리고 아라사 원시림을 거쳐온 밤바람 침실에는 삼림의 그윽한 내음새가 돈다. 성당처럼 조용한 침실에 앉아 깨어진 살림의 내일을 또 생각하노니 밤이여― 그것은 단조한 비극이 아니다. 밤이여 그것은 단조(單調)한 비극(悲劇)이 아니다. 고려 말인 우왕 3년(1377)에 왜구의 침입을 방어할 목적으로 성을 고쳐 쌓았으며, 임진왜란 때 호남으로 진출하려는 왜적을 철통같이 막아 낸 관문이었다.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 불붙는 열정은사랑보다도 강하다.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 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흐르는 강물은 길이길이 푸르리니 그대의 꽃다운 혼 어이 아니 붉으랴.. 변영로(卞榮魯)/논개.. 촉석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