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마다 단풍만 저리 고우면 뭐헌다요. 뭐헌다요 산 아래 물빛만 저리 고우면 뭐헌다요. 산 너머, 저 산 너머로 산그늘도 다 도망가불고... 산 아래 집 뒤안 하얀 억새꽃 하얀 손짓도 당신 안 오는데 무슨 헛짓이다요. 저런 것들이 다 뭔 소용이다요. 뭔 소용이다요, 어둔 산머리 초생달만 그대 얼굴같이 걸리면 뭐헌다요. 마른 지푸라기 같은 내 마음에 허연 서리만 끼어 가고 저 달 금방 져불면 세상 길 다 막혀 막막한 어둠 천지일 턴디.. 병신같이, 바보 천치같이 이 가을 다 가도록 서리밭에 하얀 들국으로 피어 있으면 뭐헌다요, 뭔 소용이다요. 김용택/들국.. 10월의 마지막날.. 나름 의미를부여하며 특별한 무엇인가를 해야만 할 것 같은 날.. 방석항과 방석 방파제가 버라보이는 포항시 조사리 선착장 부근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