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13 거제도 바람의언덕에서 바람을 마중하며.. 입안이 헐어 끼니 때마다 따가움으로 눈물이 줄줄 흐른다. 상처가 맵고 짠 것들을 만날 때마다 네가 왔다 간 헐은 자리에서 그리움이 운다. 이렇게 눈물 줄줄 흘리면서도 앞에 놓인 밥 한 그릇 뚝딱 해치워야 하는 것이 삶인가.. 너 왔다 간 빈 자리 들여다보며 오래오래 아파하는 .. 바람처럼 흐르는 길 위의 흔적들. 2019.10.14
20191009 울산 장생포 고래문화마을.. 걸어가면서 부르튼 발바닥은 걸어 가면서 가라 앉힐 수 있지만, 어느날 내 마음속 물집은 아무래도 터뜨릴 수 없다. 터뜨릴 수 없다. 그냥 홀로 한국소처럼 먼 하늘에다 두 눈알을 박기 전에 산 넘고 물 건너 그대 만나러 왔더니, 지나온 땅 빼돌리고 저무는 벌판 끝으로 달아나 눕.. 바람처럼 흐르는 길 위의 흔적들. 2019.10.09
20191006 공허함을 채우려 떠나는 통영 한산도 제승당.. 오도독! 네 심장에 이빨을 박는다. 이빨 사이로 흐르는 붉고 향기로운 피, 나는 거울을 보고 싶다. 사랑하는 이의 심장을 먹는 여자가 보고 싶다. 먹어도 먹어도 허기가 져서 마녀처럼 두개골을 다 파먹는 여자.. 오, 내 사랑 알알이 언어를 파먹는다. 한밤에 일어나 너를 먹는다.. .. 바람처럼 흐르는 길 위의 흔적들. 2019.10.07
20190929 동백섬을 돌아 해운대 문화의거리까지.. 바람이 부는 까닭은 미루나무 한 그루 때문이다. 미루나무 이파리 수천, 수만 장이 제 몸을 뒤집었다 엎었다 하기 때문이다. 세상을 흔들고 싶거든 자기 자신을 먼저 흔들 줄 알아야 한다고.. 안도현/바람이 부는 까닭.. 울창한 동백나무와 우거진 소나무가 절경을 이루는 아름다운 동백섬.. 바람처럼 흐르는 길 위의 흔적들. 2019.10.02
20190928 비 내리는 다대포 해변공원의 서정속으로.. 오늘도 나는 나에게 사랑한다 사랑한다고 속삭였습니다.. 그렇게 외치지 않으면 내 몸과 내 마음을 내가 해칠 것 같아서.. 스펀지가 물을 품은 것처럼 슬픔을 머금은 나에게 칭찬을 했습니다.. 생각에 피가 맺히고 못이 박히도록 열심히 잘 살았다고 오늘도 나는 나에게 토닥토닥 .. 바람처럼 흐르는 길 위의 흔적들. 2019.10.01
20190928 부산 용두산공원&부산타워 전망대.. 별이 아름다운 건 걸어야 할 길이 있기 때문이다. 부서지고 망가지는 것들 위에 다시 집을 짓는 이 지상에서.. 보도블록 깨어진 틈새로 어린 쑥잎이 돋아나고 언덕배기에 토끼풀은 바람보다 푸르다. 허물어진 집터에 밤이 내리면 집 없이 떠도는 자의 슬픔이 이슬로 빛나는 거기.. 고층 건.. 바람처럼 흐르는 길 위의 흔적들. 2019.10.01
20190924 가을 밤 송도 바닷가의 산책.. 이렇듯 흐린 날엔 누가 문 앞에 와서 내 이름을 불러주면 좋겠다. 보고 싶다고 꽃나무 아래라고 술 마시다가 목소리 보내오면 좋겠다. 난리 난 듯 온 천지가 꽃이라도 아직은 니가 더 이쁘다고 거짓말도 해 주면 좋겠다. 구양숙/시집《봄날은 간다》중에서.. 모처럼 눈부시게 밝은 .. 바람처럼 흐르는 길 위의 흔적들. 2019.09.25
20190921 태풍이 북상한다는 주말.. 꽃잎에 맴돌다 가는 바람에 어디 흔적이 있으랴. 그래도 보이지 않는 바람에 꽃잎의 몸은 흔들렸으리.. 꽃잎에 머물다 가는 햇살에 어디 흔적이 있으랴. 그래도 보이지 않는 햇살에 꽃잎의 마음은 따스했으리.. 꽃잎에 입맞춤하는 별빛에 어디 흔적이 있으랴. 그래도 보이지 않는 .. 바람처럼 흐르는 길 위의 흔적들. 2019.09.22
20190915 연휴 마지막 날 태종대에서 의 하루.. 편견은 마음에 드는 것만 보고 있는 그대로는 보지 못한다 .. -오브레이 드 베르- 신라시대 태종 무열왕이 전국의 명승지를 다니던 중 이곳 영도의 절경에 도취되어 쉬어갔다고 하여 태종대라 부르게 되었다는 곳.. 연휴 마지막 날엔 태종사가 있는 태종대로 가 볼까.... 태종대를 일주하는.. 바람처럼 흐르는 길 위의 흔적들. 2019.09.18
20190914 부산 송도..시간을 되돌아 보다.. 한때는 세상을 삼킬 듯 꿈과 열정으로 가득했던 뜨거웠던 청춘... 지금 뒤돌아 보면 한여름 날의 비망처럼 허무가 가득하다.. 오만으로 가득찬 비좁은 식견으로 역동의 시간을 보내야 했던 질풍노도의 시절.. 정신차리고 보니 멀리도 와 버린 세월들.. 부산 그곳..흐릿한 추억을 더.. 바람처럼 흐르는 길 위의 흔적들. 2019.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