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처럼 흐르는 길 위의 흔적들.

2022 0904.묵호 해랑전망대 와 도깨비골 스카이밸리 그리고 묵호등대와 논골담길 벽화마을...

어린시절.. 2022. 9. 8. 12:52

구월이 와도 멀어진 사람 더욱 멀어져 아득하고
가까운 사람의 눈길조차 낯설어가고..

구월이 와도 하늘은 딱딱한 송판 같고
꽃들은 피면서 지기 시작하고
마음의 더위 상한 몸 더욱 지치게 하네.

구월이 와도 새들의 날개는 무겁고
별들은 이끼 낀 돌처럼 회색의 도화지에 박혀
빛나지 않고 백지 앞에서 나는 여전히 우울하고
이제는 먼 곳의 고향조차 그립지 않네.

구월이 와도 나 예전처럼 설레지 않고
가는 세월의 앞치마에 때만 묻히니,

나를 울고간 사랑아. 나를 살다간 나무야
꽃아 강물아 달아 하늘아
이대로 죽어도 좋으련, 좋으련 나는...

이재무/구월이 와도..


1963년 6월 처음 모습을 드러낸 묵호등대는
세월이 흐르며 노후돼 2007년에 현재와 같은 24m 높이로
새롭게 태어난 것이다..

새 묵호등대는 동해바다와 백두대간의 두타산,청옥산을
조망할 수 있는 등대전망대와 정자 등을 갖춰
바다를 찾는 이들에게 잠시 사색할 수 있는 있는 시간을
갖게 해 준다..

1968년 개봉해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린
'미워도 다시 한 번'의 촬영지였던 묵호등대 야외광장에 들어서면 이를 기념하는 '영화의 고향 기념비'를 만날 수 있다..

등대 주변의 논골담길 벽화마을은 1941년 개항한 묵호항의 역사와
그네들의 삶과 숨결을 고스란히 간직한 마을이다..
세월이 멈춘 듯 한 골담 비탈길에 오래전 지어진 집들 사이에서도 아직도 사람이 살고 있다.

무너지고 금이 간 벽돌에 이렇게 정겨운 그림들이 그려지면서
더욱 유명해진 곳으로...

힘겹고 고단했던 그네들의 삶들이 고스란히 벽화에 남아
힘겨웠던 삶 들을 조금이나마 내려놓길 바라는 마음에서
예술가들의 손길이 더해져 아름다운 논골담길이 탄생한
것 이다.
그들의 고달프고 빡빡한 삶의 서정을 같이 공감하며
옛 시절의 진한 향수를 느껴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2010년 벽화마을 논골담길 사업으로
지금의 모습으로 자리했는데 논골길, 등대오름길 등
아기자기한 골목길과 전망 좋은 찻집들은 여행의 낭만과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도째비’는 ‘도깨비’의 방언으로..
2021년 5월에 개방한 도째비골 스카이 밸리는
묵호등대와 월소택지 사이에 있는 도째비골에 동해의 아름다운 풍광을 즐길 수 있도록 각종 체험시설을 조성한 관광지다..


오락가락 비 내리는 흐리고 습도 높은 날 이였지만
느낌있는 감성 충만으로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이야기들로
가을의 시작이 풍성해졌다..

220904


남이 당신에게 관심을 갖게 하고 싶거든,
당신 자신이 귀와 눈을 닫지 말고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표시하라..

– 로렌스 굴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