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꽃 피우지 않는 나무가 필요했던 건지도 몰라.
어쩌면 열매 맺지 않는 풀이 필요했을까. 모르겠어.
난 그냥 살아 있는 뭔가가 필요했던 것뿐이야.
같은 공간에서 숨 쉬어줄 뭔가가..
그러면 조금 덜 외로울 줄 알았지. 슬프게도.
황경신/밀리언 달러 초콜릿 中..
움직임이 줄어들다 보니 찬란하게 눈부신 봄날의 하루가
자꾸 우울해진다..
햇볕 좋은시간 잠깐씩 옥상에 올라 햇살바라기를 하는 것 말고는
집콕으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감성이 말라 푸석한 모습으로 시들어가는 나를 느낀다..
요즘처럼 절실하게 사람과의 대면이 아쉽고
수다가 그리운적이 그전에는 없었다..
늘 풍요속에서 부족함에 대한 아쉬움을 느끼지 못하다보니
당연함으로 인식 되었었다..
사람들과의 간격이 이토록 크게 와 닿을 줄이야...
각자의 방식으로 우울함을 견뎌내고 있는 친구들...
그들과 함께 마당예쁜 시골집에서 맛난 음식을 만들어 먹고
밤새 이야기 꽃을 피우자며 친구들과 함께
파자마파티를 컨솁으로 정하고..
맑은 공기와 한적한 고요가 있는..
서정적인 풍경이 아름다운 친구의 고향 함안..
그곳으로 1박2일 여행을 떠난다..
봄이 깊숙하게 내려앉은 들에도 산에도
개나리와 진달래 벚꽃까지 여전히 저마다의 색깔로
예쁘게 피어나고 있다..
하늘거리며 물오른 연초록의 나무들과
폴폴 바람으로 전해지는 꽃향기에 취하니 그제서야
내가 살아있음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자그만하게 피어난 여린 꽃들의 소박함과 가녀린 청초함....
아름다운 꽃들이 사랑스럽다..
아주 먼 길을 돌아온 듯한 안정감과 평온함..
얼마만에 느껴보는 소소한 행복감인지..
By내가..
2004~05
포기하지 말고, 희망을 잃지 말며,
자신을 저버리지 말라..
– 크리스토퍼 리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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