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처럼 흐르는 길 위의 흔적들.

변산반도 채석강에서 이태백의 풍류를 떠올리며..

어린시절.. 2014. 5. 2. 20:00

 

4월의 마지막날..

몇번이나 가기로 했다가 계획이 틀어져서 여지껏 나와 인연이 닿지않아 가보지 못했던

변산반도 채석강을 보기로 하고

강의 끝나고 늦은시간

설레는 마음으로 고속버스에 몸을 싣는다..

 

이동 차량의 증가로 도로가 막혀 더디게 움직이지만

마음은 벌써 그곳에 가 있기에

긴 시간이 그다지 지루하지 않고.

차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에 정겨움이 느껴진다...

 

국가 지정 문화제명승 제13호인 채석강....

전라북도 부안을 대표하는 경관으로

변산반도의 서쪽 끝 격포에 위치해있다..

 

 

 

퇴적암의 성층으로 바닷물의 침식에 의해 마치 수만권의 책을

쌓아올린 듯한 와층을 이루고 있어 자연의 신비감을 느끼게 한다..

채석강은..

중국 당나라 시인 이태백이 풍류를 즐기다

강물에 비춰진 달 그림자를 보고 그 달을 잡으려다

물에 빠져 죽었다는 중국의 채석강 지형과 유사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채석강은..

격포항에서 닭아봉 일대를 포함한 층암절벽과 바다를 일컽는데

흔히 강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강은 아니고 바다의 절벽을 말한다..

 

 

 

 

 

 

 

퇴적암의 신비로움에 잠시 취해보고 만조 시간이 가까워지고 바닷물이 조금씩 들어올때쯤 

채석강 근처 식당에서 요즘 제철이라는 갑오징어 회와 백합죽으로

허기진 배를 채운다..

 

 

격포항의 일몰이 그렇게 아름답다는데..

오늘은 노을을 보지 못했기에 다음을 기약해보며..

 

산림 경관과 서해안 해안절경의 멋스러움을 만끽하고..

전주로 방향을 잡는다..

 

by내가..

 

 

모래알이 바다의 깊이를 세는 동안
기억의 창살 너머
노을 진 청춘이 발갛게 솟아 오른다.

먼데 바람 사이로
생명의 춤사위 비릿한데..
아직 오지 않은 답장처럼
차례차례 무너지는 하얀 올가즘..

목선이 망가진 가슴을 열어
길고 긴 밀담을 시작하는 영시..

산다는 건 기다림이라고
가끔씩 들려오는 물살의 말은
아무도 들을 수 없어 참 다행이었다.

짧은 눈물로 선을 긋던 그 깊이에서
돌아오지 않는 오늘은 모두 끝났으니
아직도 복받친 설움에 우는 바다여..
늦게 찾아서 미안했다.

하지만 지금은
너에게서 쉬고 싶다.

 

 

박소향/너에게서 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