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처럼 흐르는 길 위의 흔적들.

2021 1031 동화속 같은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의 가을..

어린시절.. 2021. 11. 8. 01:13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신경림/갈대..

때로 헤어진 줄 모르고 헤어지는 것들이 있다.

가는 봄과 당신이라는 호칭

가슴을 여미던 단추 그리고 속눈썹 같은 것들..

돌려받은 책장 사이에서 만난 단어, 속눈썹,

눈에 밟힌다는 건 마음을 찌른다는 것,

건네준 사람의 것일까, 아니면 건네받은 사람..

온 곳을 모르므로 누구에게도 갈 수 없는 마음일 때

깜빡임의 습관을 잃고 초승달로 누운...

지난봄을 펼치면 주문 같은 단어에 밑줄이 있고

이미 증오인 새봄을 펼쳐도 속눈썹 하나 누워 있을 뿐,

책장을 넘기는 바람에도 날아가지 않은

출처 모를 기억만 떠나는 방법을 잊었다..

아지랑이의 착란을 걷다.

눈에 든 꽃가루를 호─ 하고 불어주던 당신의 입김

후두둑, 떨어지던 단추 그리고 한 잎의 속눈썹

언제 헤어진 줄 모르는 것들에게는 수소문이 없다.

벌써 늦게 알았거나 이미 일찍 몰랐으므로...

 

이은규 시인 시집../다정한 호칭中..p68

 

 

시월의 마지막 날이다..

가을과 겨울의 교차점..두계절이 공존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만추의 계절..

이때쯤이면 생각도 많아지고..외로움은 더 많아지고..

그리움 또한 깊어진다..

 

하얀 설경같은 풍경에 연두색 새싹들이 파스텔색감처럼 은은하게 아른거리는

봄날의 자작나무숲이 무척이나 보고싶었는데..

주변을 몇번이나 스쳐 지나갔지만 정작 자작나무숲으로는 가지 못했다..

 

봄날의 숲은 봄날에 보기로 하고

이 가을이 떠나가기전에 낙옆이 지고나면 

눈부신 흰 살을 드러내며 늘씬하게 뻗은 나무들이 그려내는 ‘겨울동화’ 같은 장면을

연출하는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북유럽 느낌의 금방 요정이 튀어 나올 것 같은 환상의 숲

볼 수 있는 그곳으로 떠나보자..

이른아침 후배들을 종용해 꼭 가보고 싶었던 인제 자작나무숲으로 간다..

 

강원도를 대표하는 유명 관광지로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원대리 산75-22번지
( 네비게이션 주소: 인제군 인제읍 원대리 763-4)에 위치해 있다..

 

원대리 산림감시초소’에서 방명록을 작성한 뒤 약 3.5km의 임도를 따라 올라가면

산허리를 따라 부드럽게 이어진 길은 남녀노소 모두 별 무리 없이 걸을 수 있는 길이다.

 

 

By내가..

211031

 

 

절망하지 마라.
종종 열쇠 꾸러미의 마지막 열쇠가 자물쇠를 연다.


- 필립 체스터필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