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병은 잔에다
자기를 계속 따라주면서
속을 비워간다.
빈 병은 아무렇게나 버려져
길거리나, 쓰레기장에서 굴러다닌다.
바람이 세게 불던 밤 나는
문 밖에서
아버지가 흐느끼는 소리를 들었다.
나가보니
마루 끝에 쪼그려 앉은
빈 소주병이었다.
-공광규, <소주병> 전문-
저물 무렵 소나기를 만난 사람들은 알지.
누군가를 고즈넉이 그리워하며
미루나무 아래 앉아 다리쉼을 하다가..
그때 쏟아지는 소나기를 바라본 사람들은 알지.
자신을 속인다는 것이
얼마나 참기 힘든 격정이라는 것을...
사랑하는 이를 속인다는 것이
얼마나 참기 힘든 분노라는 것을..
그 소나기에 가슴을 적신 사람이라면 알지.
자신을 속이고 사랑하는 이를 속이는 것이
또한 얼마나 쓸쓸한 아름다움이라는 것을...
곽재구/소나기..
수면부족으로 생긴 두통으로 움직임도 싫고 입맛도 없다..
그냥 누군가와 마주하기가 내키지 않아
맛난 것 먹으러 가자는 후배의 호출을 거절하고.
오전내내 시체놀이에 몰입한다..
심한 두통으로 컨디션이 좋지않으니 기분까지 무거워진다..
이런기분 오래두면 안되겠다 싶어 자가 치료에 들어간다..
오후시간 따뜻한 햇볕이라도 받아볼까..
밖으로 나가서 조금 걷기로 한다...
철길숲공원..
이곳의 가을도 이제 떠나가고 있다..
시간의 흐름속에서 아직은 만추의 흔적들이 있기에
가을의 서정을 돌아볼 수 있었음이 그저 감사할뿐...
By내가..
201114
우리는 자신을 이김으로써 자신을 향상시킨다.
자신과 싸움은 반드시 존재하고,
거기에서 이겨야 한다.
– 에드워드 기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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