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부는 날..

20181031 시월의 마지막 날..혼술을 즐기며..

어린시절.. 2018. 10. 31. 23:34

감꽃이 질 무렵 봄비는 적막처럼 내렸다.

 

감꽃 천지

군화 발자욱이 그 위를 덮친다.

 

집집마다 아픈 아이들

가위 눌린 잠 속으로 감꽃은

폭풍처럼 휩쓸고 다닌다.

 

여러 살 속에 시린 날을 세우고

발진처럼 불거져 내리는 감꽃..

 

대문 두드리는 소리

비명소리

미친 듯 떨어지는 감꽃 꼭지

그 위에 적막처럼 봄비가 내린다.

 

날이 밝으면

왜 이리 조용하지 이상하다.

아버지는 쓴 입 속으로 물을 넘긴다.

 

먼 둔덕 애장터

오지 사금파리가 아리게 반짝이고

어른들은 화전을 부친다

오미자 물을 우려낸다..

 

이상하다, 왜 이리 조용하지.

 

 

허수경/이상하다 왜 이리 조용하지..

 

 

 

 

 

 

시월의 마지막 날이라며..여기저기에서 소란 스럽다..


이날이 뭣이라고.. 어느나라에선 할로윈데이 이라고..

우리나라에선 시월의 마지막날 이라고..

괜스레 아쉬움이 밀려와 특별한 뭔가를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그런 상대적 분위기..

어느 가수의 노래 한곡이 던져주는 여파가 이렇게 깊고 클수가 있다니...


이때쯤이면 어김없이 첫 추위가 찿아오고

그러면 여지없이 생각나는..과메기..


몇일을 살폈다..

드디어 첫추위와 함께 과메기가 등장하고.

시장에 첫 시판이 되었다..


분위기에 편승하여 주당들을 호출할까 하다

생각을 접는다..

요즘 몸 만들기 프로젝트를 가동하다보니 분위기에 휩싸였다가는

내일이 힘든다는 것을 알기에 나와의 약속을 깰수가 없다..




저녁 운동 후..

급 땅기는 과메기를 먹기위해 장을 보고

데낄라에 레몬과 깔라만시로 칵테일을 만들고

흘러간 음악을 깔고앉아 혼술을 즐긴다..



 




홀로서기의 레벨상승....

혼밥..혼술..혼 쇼핑..혼 여행..

참 아이러니하게도

난 이 모든 것이 처음부터 타고난듯 가능하니

분명 홀로서기의 경지에 도달..신의 클래스가 분명하다...ㅋ

어쨌든..

오늘의 기분은 급상승..쪼아 쪼아....


 

 

by내가..

시월의 마지막 날에.. 

 

 

 

 

 

 

 

먹지도 않은 생선 가시가

목에 걸려있는 것 같다..

 

그것도

늘...

 

 

원태연/상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