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쉼표

나무..

어린시절.. 2015. 12. 16. 23:32

 

나무는

실로 운명처럼 조용하고

슬픈 자세를 가졌다..

 

홀로 내려가는 언덕길

그 아랫마을에 등불이 켜이듯

그런 자세로 평생을 산다...

 

철따라 바람이 불고 가는

소란한 마을길 위에

스스로 펴는 그 폭넓은 그늘...

 

나무는..

제자리에 선 채로 흘러가는

천 년의 강물이다..

 

이형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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