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빈집/기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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