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슭을 돌아서 언 강을 건너서
기름집을 들러 떡볶이집을 들러
처녀애들 맨살의 종아리에 감겼다가
만화방도 기웃대고 비디오방도 들여다보고,
큰길을 지나서 장골목에 들어서니
봄나물 두어 무더기 좌판 차린 할머니
스웨터를 들추고 젖가슴을 간질이고
흙먼지를 날리고 종잇조각을 날리고
가로수에 매달려 광고판에 달라붙어
쓸쓸한 소리로 촉촉한 소리로
울면서 얼어붙은 거리를 녹이고
팍팍하게 메마른 말들을 적시고
신경림/바람..
비는 잠시 그치고
내 생각은 영영 잠기고..
김안로/장마..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쉬고 있는
나 한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나태주/멀리서 빈다..
하늘빛이 유난히 예쁜 날..
가을 느낌 가득한 상큼한 바람이 향기롭다..
만항재를 넘어 정선으로 여유롭게 움직이며
한적한 시골풍경에 빠져든다..
조금씩 옷을 갈아 입기 시작하는 숲..
가을의 시작이다..
정선 아우라지에서 시작된 조양강이
동강으로 이름을 바꾸는 정선읍 귤암리..
정선과 평창의 기암절벽을 돌고 돌아
굽이쳐 흐르는 동강..
눈이 시리도록 깨끗한 물줄기와 한 순간도
쉬지 않고 펼쳐지는 구비구비 동강 변 깊은 골짜기를 따라 가다보면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아름답기만 하다..
귤암리(동강 할미꽃마을)를 지나 가수리마을까지..
주변 절경으로 인해 사철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다..
이곳이 귤암리가 가장 설레일때는 봄이다..
봄을 시샘하는 추위에도 어김없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한국특산식물인 동강할미꽃이 석회암 바위틈에서 피어나는 3~4월이면
동강할미꽃축제가 열리기때문이다..
가을의 시작이지만 때이른 설레임으로 다음해의 봄을 기다려본다..
By,,내가..
20 0920
순간을 사랑하라.
그러면 그 순간의 에너지가
모든 경계를 넘어 퍼져나갈 것이다.
– 코리타 켄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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