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쉼표

첼로처럼..

어린시절.. 2017. 3. 23. 16:10

 

하룻밤쯤

첼로처럼 살고 싶다..

 

매캐한 담배 연기 같은 목소리로

허공을 긁고 싶다..

 

기껏해야 줄 몇 개로

풍만한 여자의 허리 같은 몸통 하나로

무수한 별을 떨어뜨리고 싶다..

 

지분 냄새 풍기는 은빛 샌들의 드레스들을...

넥타이 맨 신사들을...

신사의 허세와 속물들을...

일제히 기립시켜

손바닥이 얼얼하도록 박수를 치게 하고 싶다..

 

죽은 귀를 잘라 버리고

맑은 샘물을 길어 올리게 하고 싶다..

 

슬픈 사람들의 가슴을

박박 긁어

신록이 돋게 하고 싶다...

 

하룻밤쯤

첼로처럼 살고 싶다..

 

 

문정희/첼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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