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를 물을 수가 없었다.
불편해지는 느낌이 싫었다.
왜 그렇게 웃고만 있느냐는 물음에 '울 수가 없어서'라고 대답했다.
나는 오래 고민했고, 그래서 아무것도 말하지 못했다.
사소한 물음 하나에 이렇게나 많은 시간을 고민하고 있음은
이미, 사랑이다. 물론,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우리는 제 마음 숨김에 오랜 시간 익숙해진 사람들..
상처 받지 않기 위해 상처를 주는 방법에 너무나 길들여진, 슬픈 사람들..
타인.. 그말은 가끔 사람을 얼마나 쓸쓸하게 만들어 버리는지..
그 허기진 이음절 안에 갇힌 당신과 나는
언제쯤 눈녹듯 사랑할 수 있을런지......
울수가 없어서... / 이병률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