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28 숨겨진비경 봉하 분천역에서 승부역까지 협곡트래킹..2
승부역(承富驛)은
경상북도봉화군 석포면 승부리에 있는 영동선의 역이다.
역 인근에 작은 마을이 있을 뿐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어 사실상
역 이용객은 전무했었다..
1999년 환상선 눈꽃 열차가 운행되기 시작하면서
자동차로는 접근할 수 없는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오지역이라는 이름으로 인기를 끌어
신호장에서 보통역으로 다시 승격된 역이다..
본래는 태백의 석탄과 석포의 광물과 소나무를 실어나르는 것이
주임무였겠지만..
골짝 골짝 자리잡은 마을 사람들의 장차(場車: 과거에 오일장이 설때마다 짐을 실어 나르던 차)요
멀리 봉화 소천으로 통학하는 학생들의 다리가 되기도 했으리라..
사람들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원시림의 비경을 간직한 승부역 일원은
관광객들의 오감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하다..
이곳 낙동강 상류 내성천을 따라가는 강변길의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한 발만 내디디면 바로 탁족(濯足) 을 즐길 수 있다는 데 있지만,
언제든 세상만사 다 잊고 사색에 잠길 수 있다는 것이다..
*(濯足)산간 계곡의 물에 발을 담그고 더위를 쫓는 일)
깊은 밤, 캄캄한 하늘에
길게 우는 저 기적 소리
어디로서 오는 차인지,.
그는 몰라도
만나서 웃거나 보내고 울거나..
나는 몰라도
간신히 얻은 고운 임의 꿈을
행여 깨우지나 말아라..
심훈 의 기차..
기차를 타고 가면서 본다..
늘 지나치던 저 겨울 숲도
훨씬 깊고 그윽하여..
양지바른 산허리
낮은 무덤속 주인들 나와
도란도란 햇살 쪼이며 앉아 있고..
더러는 마을로 내려와
낯익은 지붕들을 어루만져 주기도 한다..
기차를 타고 가면서 보면
살아있는 것만 빛나는 게 아니다..
가볍게 떠다니는 영혼들이
햇살 속에서 탁탁
해묵은 근심들을 털어 내고 있다..
고증식 의 기차를 타고..
"승부역은
하늘도 세평이요 꽃밭도 세평이나
영동의 심장이요 수송의 동맥이다."
외딴 산골 간이역에서 근무하는 역무원의 자부심이 읽혀지는 시다.
최근에 들어 관광지로 개발되어 세상에 알려지기 전까지는
그야말로 아는 사람만 아는 오지였다..
나는 늘 혼자서 떠났다..
누군들 혼자가 아니랴만
내가 막상 필요로 할 때 그대는 없었다..
그랬다.,
삶이라는 건 조금씩 조금씩 외로움에 친숙해진다는 것..
그랬다, 사랑이라는 건 혼자 지내는 데 익숙해지는 것..
늦은 밤,
완행열차 차창 밖으로 별빛이 흐를 때
나는 까닭 없이 한숨을 쉬었다..
종착역 낯선객지의허름한 여인숙 문을 기웃거리며
난 또 혼자라는 사실에 절망했고,
그렇게 절망하다가...
비 오는 거리 한 구석에서
그리움이란 이름으로
당신을 떠올려 보았다..
이정하 의'비오는 간이역에서 밤열차를 탔다 5'
멀리 지평선 너머로 붉은 노을이 진다.
차창 밖으로 작은 집들이 스쳐 지나가고,
어느 집에는 벌써 저녁 등불이 켜졌다..
잘 있거라 집들아. 마당가에 심어진 나무들아
붉은 칸나야, 길가에 핀 코스모스야
너는 남고 나는 떠난다..
이별은 항상 영원한 양 서럽고
마음은 항상 그곳에 두고 떠난다.
인생은 항상 떠나는 것
영원한 것이란 하나도 없다.,
집도 나무도 꽃들도 스치는 바람도
저 높은 초저녁 별들까지 언젠가는 떠난다.
나는 3등 열차 창가에 턱을 고이고 앉아
스치고 지나가는 풍광에 눈을 뗄 줄 모른다.
기차는 무정하게 저녁 들판을 달리고,
나는 혼자 레일 위에 추억을 깔며 달린다..
엄원용 의 시골 기차를 타고..
여행은 낯 설게 하기이다..
누구나 한번 쯤은 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꿈꾼다..
낯선 곳에 놓여짐은 때론 두렵고 당황스럽지만,
이내 자기 안의 그 어떤 것들이 꿈틀거리며
낯선 곳에 던져진 자기에게 말 걸기를 시작 한다..
그리고 마침내는 헤어지기 아쉬운 친구가 된다..
그 아쉬움 속에서 다시 길을 떠나는 것..
그것이 여행이다..
by내가..
17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