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처럼 흐르는 길 위의 흔적들.

야경의 한적함이 좋았던 보문 호수..

어린시절.. 2014. 10. 24. 17:18

 

 

 

 

 

 

 

 

 

 

 

 

 

몇일째 흐리고 비 내리다 보니 기온이 뚝 떨어져

하루종일 으스스 한기에 컨디션이 저조했다.

 

강의 끝나고 지쳐 집에서 쉬고 있는데

친구가 저녁 먹자며 연락을 해왔다..

함께 저녁을 먹고 경주 보문으로 바람 맞으러 간다..

 

비 온 뒤여서 인지 은근하게 비추는 가로등 불빛에 뒹구는 낙엽들..

젖은 도로 그리고 한적함..

보문 호수에 아름다운 조명 빛 을 발산하며

밤의 적막을 채우는 못 보던 조형물..

내가 이토록 오래동안 이곳에 오지 않았었단 말인가.

 

캔 맥주 하나 들고 젖은 낙엽을 밟으며 느리게 산책하고

기대하지 않았던 보문 호수의 아름다운 밤의 정취에

잠시 빠져 보았던 시간..

 

한때는 자주 찿았던 곳 이였지만.

한동안 기억속에 지워져 있었던 곳..

밤의 정취에 취해 부뉘기에 빠졌던 시간..

 

별을 볼수 없음이 아쉬웠지만

비에 젖은채 뒹굴고 있는 낙엽의 쓸쓸함이 멋스러웠던 곳..

늦은시간 집으로 들어와 깊은 잠속으로 들어간다..

 

By내가..

 

 

2014/10/22

 

 

그대 떠나간 후
나의 가을은
조금만 건드려도
우수수 몸을 떨었다.

못다한 말
못다한 노래
까아만 씨앗으로 가슴에 담고
우리의 사랑이 지고 있었으므로

머잖아
한 잎 두 잎 아픔은 사라지고
기억만 남아
벼 베고 난 빈 들녘
고즈넉한
볏단처럼 놓이리라.

 

 

 

 

문정희/가을노트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