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운문사..
한가로움이 외로워 눈물이 날 것 같았던
눈이부시게 푸르른 어느날..
운동 마치고 나오니..
내가 아끼는 후배이며 절친이 바람쐬러 가잔다..
감사함에 그를 따라 길을 나선다..
청도 운문사로 가기전 탁트인 운문호의 시원함을 느껴보며..
저멀리 운문댐이 보인다..
도도한 모습으로 내앞을 가로막듯 서 있는 운문산의 기세에 울컥하며....
저멀리 너른들판에 홀로 서 있는 이 누굴까 하고 앞으로 당겨 보니..
허수아비..너 방갑다..
고풍스런 저 자태..
경북 청도군 운문면 신원리호거산에 자리한 운문사....
대한 불교 조계종 제 9교구 본사인 동화사의 말사이다.
대웅전에서 잠시 경건함으로 나의 오만함을 내려놓고..
경내의 숙연함..
인적드문 사찰내엔..가을햇살이 눈부시고
여름날의 그림자들이 조금씩 길 떠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등나무 그늘아래에서 푸르른 하늘을 시린눈으로 바라보다 또 울컥한다,.
멋스런 벽화.....
그 속에 내가 있다..
나도 저만큼 아름다운 사람이고 싶다..
운문사 마당에 500년 세월을 이겨낸 처진소나무..
그 속내 맑고 고요해.. 가까이 서면 솔향기가 나는..
그런 마음의 나이고싶다..
운문사의 승가대학..비구니승들의 수행공간...
정진하시어 성불하시길..
솔향 가득한 금강송 숲길..
솔바람 길을 걸으며 덕인스님의 "그대 지금 간절한가"..법문을 마음으로 담아보며..
나에게 사무치도록 간절했던 무엇이 있었는지 되돌아보고..
청도에서 영천으로 넘어오는 길..
이형표 애국지사를 기리는 기념비 그 고개마루에서 잠시 쉬어보다..
저멀리 고속철도를 바라보며 길따라 훌쩍 떠나 그 끝지점에 서고싶다...
떠나고 싶다는 들끓는욕망과..
여유롭게 쉬고싶은 계절의 서정 사이에서 난 또 잠시 몸살을 하고..
가을..너 아름다움에 취해 나는 길을 잃었다.
내 인생의 절반.. 이제까지의 길은
눈이 시리도록 푸르른 길이었다면..
지금부터는 조금씩 노을 빛으로 아름다이 물들어 갈수있기를,...
내 황혼의 만찬에서 좋은 사람들과 멋진 친구들을 많이 만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고 덕을 쌓는 일에 힘을 쏟으리라.
알찬 인생의 열매를 맺기 위해 내 삶의 밭을 기름지게 일구고 튼실한
씨앗을 심으리라...
지나치게 차오르는 욕심은 털어내고
현실에 만족하려 노력해 항상 감사하고 늘 웃으리라....
나 만큼 그리움의 몫을 다했던 사람이 였을 까..
나 만큼 그리움의 댓가를 치른 사람이 였을 까..
내가 이토록 가슴 출렁이며 머물던 꽃자리..
하늘 너른 들판에 눈부신 가을로 내려앉아
조금씩 마음 일어나
가벼이 그곳만을 향해서 나설 준비를 하며...
이 가을을 가슴 벅차도록 사랑해야지.....
by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