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116 고령 은행나무 숲의 절정..
가을은 늘 서먹했다.
성긴 마음에는 늘 바람이 불었고
바람이 드나드는 소리가 들리곤 했다.
그가 나를 궁금해하지 않는 탓에
나는 매일이 투명해졌다.
그 탓에 울음을 참는 일이 자주 들통났다.
어깨의 능선은 갈참나무 숲처럼 항상 스산했다.
돌올한 새벽마다 베개에는 비 소식이 들렸다.
그는 떠나면서 모든 것을 앗아갔지만
가을만큼은 챙겨가지 못했다.
그러나 사랑할 것이 없어진 사람의 가을에는
낙엽이 떨어지지 않았다.
서덕준/사랑할 것이 없어진 사람들의 이야기..,
화원유원지라 불리는 사문진 나루터에서 다리 하나를 건너면
강변에 마련된 다산 문화공원의 은행나무숲이 스크린처럼 펼쳐진다..
다산 은행나무 숲은 가을 비대면관광지 100선에 선정된 곳으로
낙동강 수변의 억새 또한 멋진 장관을 연출해준다..
강변에서 불어오는 강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나
억새의 은빛물결도 아름답지만...
가을 색감을 띈 은행나무숲으로 걸어 들어 가다보면
마치 비밀의 숲에 온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을 느끼게 해주는 곳이다..
친구나 지인들의 인스타나 카스토리에 쉼없이 올라오는
다산은행나무 숲의 아름다운 풍경에 마음을 빼앗겼다..
주중 비 소식이 있기에 지금이 아니면
이렇게 멋진 축제를 즐기고 있는 마지막 가을풍경을 볼수 없을 것 같아
떠나가는 가을의 절정을 만나기위해 서둘러 고령다산으로 길을 나선다..
대구 도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 이지만
은행나무숲으로 들어서는 순간...눈길을 사로잡는 이국적인 풍경과
황금빛 융단을 펼쳐놓은 멋진 은행나무숲에서 황홀해진다..
떠나는 계절의 끝자락을 붙잡고 있는 가을과 겨울..그 계절의 횡간..
가을을 밀어내고 빠르게 달려오는 겨울이 반갑거나
마냥 낭만적이지만은 않다.
하지만..
꽃은 시들면 아픔이고 단풍은 물들면 사랑이다 라고,누군가가 말했었다..
이렇게 천지에 사랑이 가득한데 또다른 무엇이 필요 하겠는가..
지금 현재의 이시간 이 느낌을 맘껏 누리고 즐겨보자..
추억은 이렇게 시간안에 남겨지는 거니까...
By내가..
201116
상식은 세계에서 가장 잘 팔려나가는 상품이다..
왜냐하면 모든 인간은 스스로를
상식이 잘 갖춰진 사람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 데카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