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처럼 흐르는 길 위의 흔적들.

20200307 영일대해수욕장 주말의 소경..

어린시절.. 2020. 3. 10. 02:30

무엇에든 물들고 싶은 날

유리창을 닦는다.

 

바람에 흔들리는 풀잎에

상처 하나 없을까.

속으로만 삼킨 세월에

얼룩 하나 없을까.

 

다 지운 줄 알았던

불면의 시간

단풍같이 번지는데..

 

입김만 자꾸

후 후 후

토해내고 있다.

 

박민용/유리창을 닦으며..

 

 

 

 

 

 

 

 

 

 

 

 

수시로 서로의 안부를 묻고 틈나면 호출해서

밥을 먹거나 가볍게 한잔씩 했었던 지인들이지만

바이러스 창궐로 얼굴 마주하기엔 서로가 꺼림칙해서

전화나 메신저로 안부차 언제 얼굴 보냐며 만남을 조심스러워 하는 요즘...

 

우리가 일상을 이렇게 단절하며 살아야 하느냐며

지인이 함께 밥을 먹자고 조심스럽게 약속을 청한다..

그렇찮아도 행동반경이 좁아 주말에는 뭘 할까 생각이 많아 답답했는데

그 마음이 너무 고마워 앗싸 하며 덥석 악속을 정한다..

 

마음이 답답할때에는 드넓게 탁 트인 바다가 갑 이겠다..

나는 약속시간 보다 조금 일찍 영일대 해수욕장으로 나간다..

 

오랜만에 만나는 영일대해수욕장...

예외없이 이곳도 코로나는 피해갈 수 없나보다..

주말이면 많은 인파들로 붐비고 혼잡 했을텐데 한산한 이곳 풍경이

조금은 낮설고 안타깝지만 조용한 이런 풍경을 개인적으로는 더 선호한다..

 

가끔 얼굴보며 살아가는 이야기..또는 무거울 수 있는 이야기를 농담처럼 던지며

마음의 위로가 되어주던 사람들과의 시간이 이렇듯 배려가 절실한 요즘..


늘상 있던 사소함..

이 사소함이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는 것을

이제서야 느끼고 있으니..시국의 어려움이 사람을 깊이있게 만들어 주나보다..


우린 삶에서 늘상 사람에게 상처받고 또 사람으로 위로 받는다..

그래서 사람에게는..

사람이..아니 좋은사람이 위안이고 희망이겠다..

 

 

시끄럽고 혼란스러움 속에서도

자기 일을 묵묵히 해내듯 봄은 벌써 와 있다..

 

골목 골목 전해지는 담장너머의 작은 꽃망울로

봄이 찾아오듯이

내게도 가슴 훈훈해지는 봄바람이 불어오기를..

 

 

By내가..

200307

 

 

 

 

당신을 행복하게 하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실제로 당신을 행복하게 만든다.

 

-엘리자베스 스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