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처럼 흐르는 길 위의 흔적들.

20200229 생일을 자축하며..

어린시절.. 2020. 3. 3. 02:36

나 좀 살아야겠다고 생각할 때마다

나를 살게 해주는 사람들이 있다.

 

갈피는 다 헤아릴 수 없어도

깊이는 가늠할 수 있는 사람이 나라면 좋겠다.

 

황경신/내가 너를 그릴 수 있을까'




 

 

 

 

 

저녁이 오면 내 마음은 습관처럼

헛된 약속을 위해 서두르지만

아무것도 기다리는 것이란 없다.

 

오랫동안 그렇게 믿고 있었을 뿐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도 결국

그것과 다르지 않다..

 

 

김재진/푸른 넝쿨 中..



 

 


 

생일이었다..

십년에 한번씩 강산이 바뀐다는 그 행간의 선에 맞이하는 생일..


친구들이 전화와 톡으로 축하 메세지를 전하며 마음을 보내오는데

정작 축하 받고싶고 축하 받아야 할 이에게는 축하의 마음을 받지못했다..

사소하지만 따뜻한 말 한마디..

진심으로 챙김을 받고 있다는 마음을 느끼고 싶었는데 무심한 그 마음이 서운했다..


가볍고 사소할 수 있는 그마음 조차 얻지 못했다는 서글픔으로 기분이 우울했고 무거웠다..

챙김은 당연한 일임에도 예전의 나 였다면

농담처럼 시크하고 가볍게 넘겼을 수 도 있었을텐데..

이렇게 서운함이 많아지고 기분이 상하는 걸 보면 내가 나이를 먹긴 했나보다..

  

사람과의 만남을 조심스러워하는 요즘 상황이다 보니

사람들을 불러내어 생퐈를 한다는게 조금 무리가 있어 조용히 자축하기로 한다..

소중하고 귀한 나 자신를위해 꽃바구니를 배달시키고 케잌도 준비했다..

 

혼자 와인을 한잔하고 있는데... 

내 짝사랑하는 청년의 깜짝 이벤트..

밖으로 나가길 망설이다가 외식을하고 함께 와인을 마시며 우울해진 마음을 달래준다..

  

생일 밥을 사주고 싶다는 선배가 좋지 않은 컨디션이라 내가 찝찝해 할까봐

직접 생퐈를 해줄 수 없어 많이 미안하다며

퀵으로 꽃바구니와 대게를 보내주며 마음을 전한다.. 

 

보내준 마음을 맛나게 먹으며 살아온 내인생을 되돌아 본다.. 

이 나이까지 살아온 내 인생이 결코 가치없는 삶은 아니였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 그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해본다..

 

케잌부자가 된 지금.. 

요몇일 마음이 까칠거려서 이럴땐 무조건 달달한 케잌을 먹기로 한다..

달달하고 부드러운 케잌이 기분을 전환시켜준다.

달콤..촉촉..

 

살짝 스크레치가 생긴 마음으로 입맛이 없을때

냉동실에 넣어 두었던 대게로 라면을 끓여 먹는다..

시원하고 달큰한 대게라면으로

오늘도 마음을 토닥이며 기분을up시켜본다..

 아~~좋다!!

 



BY내가..

200229 

 





 

내가 세상에 태어난건 잘한 일이겠지?

박병철/마음낙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