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13추석 연휴..철길 숲을 걷다..
나뭇잎에
벌레 먹어서 예쁘다.
귀족의 손처럼 상처 하나 없이 매끈한 것은
어쩐지 베풀 줄 모르는 손 같아서 밉다.
떡갈나무 잎에 벌레 구멍이 뚫려서
그 구멍으로 하늘이 보이는 것은 예쁘다.
상처가 나서 예쁘다는 것은 잘못인 줄 안다.
그러나 남을 먹여 가며 살았다는 흔적은
별처럼 아름답다..
이생진/벌레 먹은 나뭇잎..
게으름을 여유로움이라 과대 포장하고
연휴의 시간을 나태함으로 치장한다.
연휴 첫날은 그동안 미뤄 두었던 청소를 하며
깔끔한 척 억지로 부지런을 떨어보고,
추석날 아침엔 조조영화나 보러가야지 하며
그닥 지키게 될 것 같지않은 계획을 세워놓고..
막상 그 시간에는
느긋하게 늘어져 시체놀이를 했다..
움직이지 않으니 입맛도 떨어져
간단하게 커피한잔과 모닝빵 하나로 아점을 해결하고..
오후엔 가까운 공원으로 산책이나 해야겠다 며..
생각만 열심히 한 채,
창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햇살로
등짝이 따뜻하도록 일광 샤워를 해주고..
밖은 땀나도록 더울거라는 핑계를 만들어
소파에 파묻혀 리모컨으로 총 놀이를 하며
방굴러데시로 귀차니즘에 몰입한다..
꼼지락 꼼지락..
해 그림자 길게 내려올때쯤,
그래도 추석인데 보름달은 봐야겠지..
저녁 시간에서야 현관문을 열고
집주변에 조성된 철길 숲 공원으로 산책을 나가본다..
포항 철길 숲은 지난 2015년 4월부터 추진돼
올해 4월 완공되었다.
효자동에서 대이,양학,용흥,중앙,우현동까지
남,북구의 6개 도심 지역을 잇는 6.6㎞ 구간으로
폐철도 부지를 활용해 도심속 자연공원으로 재 탄생되었다,.
이곳 철도 숲공원은 하루 수만명이 찿아 이용하는
도심의 명소로 떠오르는 곳이다..
걷다보니 둥근 보름달이 휘영청 밤 하늘을 밝힌다..
오늘따라 둥근 달이 참 예쁘다..
By내가..
190913
중요한 건 일정표에 적힌 우선순위가 아니라
당신 인생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다.
– 스티븐 코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