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07어느 하루..
가시에 찔리지 않고서는 장미꽃을 모을 수가 없다.
– 필페이 –
늦은여름..아니 초가을의 한 낮,
매미들의 울부짓음이 어느듯 사그러지더니
언제부터인지 시원해진 저녁 바람따라 귀뚜라미 소리가
추억처럼 피어나기 시작한다.
8월 한달을 운동도 접은채 집구석에서
방콕과 방굴러데시로 은둔의 시간을 보냈다..
컨디션 저조와 에너지 고갈로 삶의 의욕이 바닥이였고
극도로 예민해진 신경으로 감정선이 흔들렸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두통을 끌어안고 지내다보니
몸에 이상은 없는데 체력이 떨어지고
자꾸만 온몸이 아팠다..
눈뜨고 있는 시간이 수렁이였고 최악이였다..
9월이 되고 개강을 하며
억지로 무거움을 털고 일어났지만
의욕은 여전히 부재중이다..
가끔씩 안부를 물어오던 지인이
계류장에 정박해둔 배가 태풍으로 걱정되어 퐝에 왔다며
밥이나 먹잔다.
오랜만의 외출이다..
식사를 하고 운하 주변을 가볍게 거닐다 보니
그제서야 익숙했던 풍경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고
또 다른계절이 시작되고 있음이 느껴진다..
계절이 바삐 오고 또 한순간에 사라지듯
우리의 청춘도 불현듯 왔다가 아무런 남김도 없이
세월따라 바람처럼 쏜살같이 떠나간다..
바람에 떠밀리듯
떠나가는 시간 ..그리고
점점 흐릿해 지는 기억..기억들..
By내가..
190907
너 떠나간 지
세상의 달력으론 열흘 되었고
내 피의 달력으론 십년 되었다.
나 슬픈 것은
네가 없는데도
밤 오면 잠들어야하고,
끼니 오면
입 안. 가득 밥알 떠넣는 일이다.
옛날 옛날적
그 사람이 되어가며
그냥 그렇게 너를 잊는 일이다.
이 아픔 그대로 있으면
그래서 숨막혀 나 죽으면
원 도 없으리라.
그러나
나 진실로 슬픈 것은
언젠가 너와 내가
이 뜨거움 까맣게
잊는다는 일이다.
문정희/이별 이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