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203 부산 가덕도..
무슨 말이든 전할 수 없을 때..
어떻게든 주어진 상황과 마음을 표현할 수 없을 때..
기다림에 가슴 먹먹하도록 그리워질 때..
침묵해야 한다고 생각될 때..
혼자서 생각을 정리하고 싶을 때..
다름과 차이 앞에서 혼란스러울 때..
존재에 대한 정체성 앞에서
갈등과 번민에 휩싸일 때..
그래도 견디어야 한다고 생각될 때..
달려가곤 했었지.
무작정..
오경옥 겨울바다..
가덕도는...
동경 128°49′, 북위 35°02′에
남해안으로 흘러드는 낙동강 하구의 서쪽 해상에 위치한다..
가덕도 등대(부산광역시 유형문화재 제50호)와
가덕도 동백군락(부산광역시 기념물 제36호)이 유명하다..
가덕도는 예로부터 섬에서 더덕이 많이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부산광역시 강서구 남부 해상에 있는 섬.
부산시의 섬들 중 가장 크다..
섬의 동쪽과 남쪽은 단조로운 해안선을 이루며,
북부 일대는 부산 신항이 들어선 후 일부가 육지와 연결되었다..
주민 대부분이 농업과 어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2010년 거가대교의 개통 이후 육로 교통편이 편리해져
인구 유입이 크게 증가하고 있기도하다..
열정의 밤을 함께 하고
모두들 떠난 플랫폼처럼
홀로 몸서리치는
겨울바다..
다시 돌아올 사랑이라면
허우룩한 백사장에
스며들어도 좋으련만..
갈매기도 찾지 않는
방파제에서
파도의 울음을 새긴다..
임영준 겨울바다..
1941년 태평양 전쟁이 시작되자 조선 내 일본군은
일본이나 태평양 지역으로 배치되었다..
1944년 중반 이후 일본군의 전력이 급강하하자 조선의 일본군들은
본토 결전을 준비하면서 한반도 남해안의 경비를 강화하였다..
원래 진해만요새사령부의 관할은 마산 권역과 부산 권역이었는데,
제2차 세계 대전이 시작되면서 부산 요새가 중요해지자,
진해만요새사령부의 중요 시설들이 1941년 부산으로 이전하였다..
부산 요새는 일본의 시모노세키, 이키, 쓰시마와 함께
대한 해협을 방비할 임무를 부여받고,
부산 인근에 독립 고사포 1개 중대가 편성되기도 하였는데...
부산과 인근의 부대시설은 대한 해협의 보존에 중요한 근거지가 되었다..
이즈음 미군이 일본 본토보다 한반도에 상륙하여
거꾸로 일본을 공격한다는 첩보가 입수되었고..
이에 일본은 부산과 주변 해안에 미군 상륙 작전을 대비하기 위한
방어 시설을 구축하였다..
가덕도 대항 마을의 인공 동굴도 이와 같은 정세에서
제2차 세계 대전 말에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인공 동굴은 현재 10여 개 정도 발견되었는데...
마을의 노인들에 따르면 가덕도 북쪽의 탄광 노동자들을 데려와
인공 동굴을 만들었다고 한다..
동굴을 지나 밖으로 나오면 넓은 바다가 펼쳐진다..
몇일 따뜻하던 날씨가 또 다시 겨울로 뒷걸음질..
추워진다는 일기예보의 정확성에 새삼 놀란다..
꼼지락 꼼지락.
게으르게 주말 아침을 만나는 중.
친구의 따릉따릉..
햇살좋으니 바닷바람 마시며 갈맷길이나 걸어볼까..라며 밖으로 불러낸다..
핑계는 길 걸음이지만..
주말이니 바람쐬고 드라이브나 가자는 말 이겠다..
그렇게 나선 길..부산 가덕도..
2년전처럼 연대봉까지 오르는 산행이 아니라..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대항전망대와 2차대전때 일본군이 만들었다는
대항 인공동굴을 돌아보고 바닷길을 잠깐 산책하기로 무언의 약속을 하고
여유롭게 걸으며 철지난 겨울바다의 낭만을 만끽한다..
개뿔..
낭만이고 뭤이고..춥긴춥다..
by내가..
180203
겨울바다에 가는 것은
바로 나를 만나러 가는 것이다.
고독을 만나러 가는 것이고
자유를 느끼기 위해 가는 것이다.
동굴 속에 머물러 지내다가
푸른 하늘을 보러 가는 것이다..
겨울바다에 가는 것은
갈매기 따라 날고 싶기 때문이다..
시린 바닷바람 가슴 가득히 마셔
나를 씻어내고 싶어 가는 것이다..
양병우 겨울바다에 가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