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처럼 흐르는 길 위의 흔적들.

20171119 물이 아름다운 동강을 따라 느리게 느리게..

어린시절.. 2017. 11. 21. 17:24

이제 다 왔다고 말하지 말자..

천리 만리였건만...

 

그 동안 걸어온 길보다

더 멀리

가야 할 길이 있다..

 

행여 날 저물어

하룻밤 잠든 짐승으로 새우고 나면

더 멀리 가야 할 길이 있다..

 

그 동안의 친구였던 외로움일지라도

어찌 그것이 외로움뿐이었으랴 ..

 

그것이야말로 세상이었고

아직 가지 않은 길..

그것이야말로

어느 누구도 모르는 세상이리라..

 

바람이 분다...

 

고은 아직 가지 않은 길..

만항재의 아침은 어제 저녁풍경과는 사뭇 달랐다..

살을 에이듯 차가운 날씨지만..

쨍쨍한 눈부신 하늘 탓에 얼음꽃은 사라지고 잔설의 흔적만이 야생화 동산을 지키고 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

한번도 지나가 보지 않았던 길..

만항재에서 태백 선수촌과 오투 리조트로 가는 길..

얼어붙은 그 길을 조심스레 넘어간다..

 

그렇게 태백을 지나고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조용한 산골..

옛길을 따라서.... 정선, 영월로...

동강을 따라가는 길을 택했다. 좁은 도로와 마을이 연이어진 이 길은

6번군도로 동강과 형제처럼 나란히 이어져 있다..

 

차량의 흔적 또한 드물어 여유자적 한가로이 펼쳐지는 풍광을 보며

드라이브 하기엔 더없이 좋다..

 

시멘트 길이 저 멀리 산아래까지 뻗어있는게

왠지 모르게 저 산 아래에 이르면 막혀 있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지만,

네비 길 표시는 구불구불 끝까지 이어져 있다..

 

갈 길이 어느정도일지 절로 가늠하게 되는 상상력에

고요한 한적함까지 느껴져 더없이 정겹다..

 

곳곳에 깍아지른 암벽과 명소 전망대..

숨막힐듯 아름다운 영월의 산하를 안아본다..

 

 

 

 물이 아름다운 마을이란 지명이 괜히 붙은 건 아닌것 같다..

 

사실 팔경이라 붙여진 풍경이 다소 억지스러운 느낌도 들지만,

굳이 8경이라 붙이지 않아도 그 아름다운 풍광은 발길을 머무르게 하기에는 

층분한 곳이기 때문이다... 

 

 

동강은 가수리의 부락을 크게 U를 그리며 강을 따라 흐른다..

가탄에서 강 건너편 유지마을 쪽으로 섶다리가 놓여져 있기에 

그곳을 건너 보기로 한다..

 

가탄과 유지마을을 잇는 섶다리는 유일한 이동수단으로

가을걷이가 끝나면 수량이 줄어든 동강을 가로질러

가탄,유지마을 주민들이 합심하여 다리를 잇는다고 한다..

 

물길을 가로질러 두개로 이어붙인 섶다리는 색다른 느낌이 들게한다..

영월 주천의 경우에는 쌍섶다리를 재현하여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이곳의 섶다리는 삶 그 자체이다..

동강을 가로지르는 섶다리 대신 만들 필요도 없는

시멘트 다리가 매년 놓여지기 때문에 섶다리들이 줄어들고 있는 안타까움이 있다..

 

 

 

 

 

한적한 풍경과 하나둘 겨울 채비에 들어가는..조금은 썰렁한 느낌의 시골 풍경을 느끼며 

그렇게 느리게 구불구불이어진 6번군도를 따라 다니다가 ..

 

올곧게 포장된 국도에 오르니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에서 날아온 듯

다른 세상 느낌이다..

 

 

그제서야 북적되는 일상으로 돌아가는 아쉬운 발걸음임이 느껴진다..

동강을 따라 다녀왔던 6번 군도의 여정은 이제 어제의 추억이 되어가고있다..

 

 

나는 조금 느리게 가고싶고..

조금은 여유롭게 살고 싶은 마음인데

세상은 쉼없이 분주하기만 하다..

 

 

by내가..

 

171119

 

 

 

세월의 패잔병처럼

보도 위에 낙엽이 깔려 뒹굴고 있습니다..

 

나는 낙엽을 밟기가 안쓰러워

조심조심 길을 걷고 있습니다..

 

낙엽은 나를 보고 말을 하고 있습니다..

me today you tomorrow..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조병화 낙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