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16 경주 서출지(書出池)에서 전설을 떠 올리다..
모르긴 해도 사람이 되게 하는 것은 다른 데 있는 것 같다.
이를테면 네 번의 계절을
따로따로 진하게 물들일 사랑 같은 감정 말이다..
이병률의 내 옆에 있는 사람..
서출지(書出池)는..
경주 남산 마을 동쪽에 있는 통일전 옆 안말 복판에
연화지 또는 서출지라고 부르는 유서 깊은 연못이 있다.
.
이 연못은 본래 연꽃이 많이 피었으므로 연화지라 하였다..
1964년에 사적 제138호로 지정된 서출지에는
까마귀가 신라 제21대 소지왕의 목숨을 구했다는
유명한 전설이 서려있다..
신라 소지왕 10년 임금이 궁궐 밖을 행차하여 천천정에서 쉬고 있는데,
까마귀와 함께 길가에서 울고 있던 쥐가 임금 앞에 와서 하는 말이
까마귀가 가는 곳을 따르라 하므로..
임금이 말 탄 군사에게 까마귀 뒤를 따르게 하였다.
말 탄 군사가 까마귀의 뒤를 따르다가 피촌에 이르니
돼지끼리 싸우고 있으므로
이 싸우는 것을 구경하다가 까마귀를 놓쳐 버려 걱정하고 있을 때였다.
홀연히 이 연못에서 한 노인이 나타나 군사에게 편지를 주는데
거문고 꿰짝을 활로 쏘라고 적혀 있었다.
임금이 궁궐로 돌아와 거문고 갑을 활로 쏜 뒤 그 궤짝을 열어보니
중과 왕비가 활에 꽂혀 죽어 있었다..
두 사람은 불륜의 관계를 맺어온 사이로 그날 밤 왕을 죽이기로
모의했던 것이 밝혀져 편지 내용과 일치하였다고 하며,
연못에서 글이 적힌 봉투가 나와 왕을 죽이려 한 궁중의 간계를
막았다는 뜻에서 연못을 '서출지(書出池)'라 부르게 되었다..
연못에는 ‘이요당’이라는 정자가 운치 있게 자리잡고 있고,
정자의 고풍스럽고, 우아한 모습이 연못의 경관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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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연꽃이 피는 계절이면,
호수에 피어난 연꽃 군락이 장관을 이루는 곳 이기도하다...
서출지를 두른 호젓한 둘레길을 따라 걸으면 잔잔한 호수와
호숫가의 고즈넉한 풍경에 마음이 평온해지는 곳 이기도 하다..
보라빛 맥문동이 짙은 신록과 어우러져 화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무량사...
예전에 이 절집이 없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새로운 사찰이 생겼다..
오래된 이야기를 꺼내는 데는
말이나 시간이 필요한게 아니라
가슴이 필요했다..
이병률의 내 옆에 있는 사람..
자그마한 공방도 생겨나고..
예쁜 공예품들로 담장을 장식한 아기자기한 풍경들..
나는 누군가가 좋아지면
왜 그러는지도 모르면서..
저녁이 되면 어렵고, 밤이 되면 저리고,
그렇게 한 계절을, 한 사람을 앓는 것이다..
이병률의 바람이분다 당신이좋다...
서출지 주변과 산책길에는 배롱꽃 들과 소담스러운 꽃들이 줄지어 피어있고..
고즈녘한 풍경이 내 정서에 화답 하는 곳..
새롭게 문을 연 카페에서..맛있는 호두타르트와 라떼를 한잔 마셔본다..
길 나선김에 봉계 한우촌으로 달료달료가서 하누를 먹어준다..
예전에는 연꽃이 피기 시작하면 일년에 몇번씩 서출지에 다녀오며..
서출지 주변 약선 맛집에서 식도락을 즐기기도 했었는데
무슨 이유에선지 기억이 나지않지만 몇년동안 발걸음이 뜸했었다..
오랜만에 서출지를 찿았더니 주변이 너무 많이 달라졌다..
자주 들리던 약선맛집도 없어지고
새로운 카페와 공방들이 생겨나 색다른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갑자기 잠자던 기억속에서 바람처럼 일어난 생각에 휘리릭 다녀온 서출지..
호젓하고 고요한 풍경이 생각날때..다시한번 그곳에 다녀올 생각이다..
by내가..
170816
한철 머무는 마음에게
서로의 전부를 쥐어주던 때가
우리에게도 있었다..
박준 의 마음한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