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처럼 흐르는 길 위의 흔적들.

20170503 부처님 오신날..

어린시절.. 2017. 5. 5. 00:37

불기 2561년 부처님 오신날이다..

 

부처라는 말은 산스크리트어 '붓다'(buddha)를 따서 만들었으며,

깨달은 사람을 뜻한다.

깨달음이란 단순한 개념이나 관념이 아니며,

부처님이 체험을 통하여 증득한 것이다.

 

깨달음에 이르는 길을 가르쳐 주신 그 가르침 또한

배워서 알아야 하는 지식에 그치는 것이 아니며,

오로지 그 가르침을 믿고, 그에 따라 실천 수행해야 하는것이다.

부처님 오신날 연등의 의미는..

등은 자신을 태워 세상을 밝히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자신을 태운다는 것은 자신을 무아로 돌린다는 것이며...

자신 을 철저하게 죽여 거기서 나오는 밝은 빛으로

세상을 밝게 비추어 구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을 태워 불을 밝힌다는 연등 (燃燈) 이다.

 


사람이란 그렇다..
사람은 사람을 쬐어야지만 산다..

 
독거가 어려운 것은 바로 이 때문,

사람이 사람을 쬘 수 없기 때문... 

그래서 오랫동안 사람을 쬐지 않으면

그 사람의 손등에 검버섯이 핀다..

얼굴에 저승꽃이 핀다.


인기척 없는 독거
노인의 집
군데군데 습기가 차고 곰팡이가 피었다..

 
시멘트 마당 갈라진 틈새에 핀 이끼를

노인은 지팡이 끝으로

아무렇게나 긁어보다가 만다..
냄새가 난다, 삭아..

 
허름한 대문간에
다 늙은 할머니 한 사람 지팡이 내려놓고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 바라보고 있다..

 

깊고 먼 눈빛으로 사람을 쬐고 있다..

 


유홍준 의 사람을 쬐다.. 

 

 

 

절집에서 비빔밥 한그릇을 먹는다..

부처님의 가피를 생각하며..

 저녁시간..예매해둔 영화 한편을 보고..

동빈내항으로 산책을 나간다..

바람이 시원하다..

 

 

 

 

 

 

 

 

고요한 풍경..

어제는 좋았던 이 적막함이 오늘은 무거워서 싫다...

 

연휴는 짧아야 아쉬움도 생기고 그 가치가 큰것 같다..

몇박 몇일 로 긴 여행이나 떠날걸 그랬나..

 

연휴내내 소소한 약속과 계획으로 보냈지만..

길어도 너무 긴 긴 연휴..

악순환의 연속인 발목과 중국발 황사로 목까지 칼칼해지니

무엇을 해도,,어디를 가도

그 휴일들이 지루하다..

 

by내가..

 

170503

 

 


벌레 한 마리가 풀섶에 몸을 웅크린 채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그것이 죽은 시늉을 하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며칠 뒤 가서 보니 벌레는 정말로 죽어 있었다..

 
작은 바람에도
벌레의 몸이 부서지고 있었다..
벌레만도 못한 인생을 나는 살았다..

 
죽은 벌레를 보며
벌레만도 못한 인생을 살았다고
나는 말한다..


류시화 의 죽은 벌레를 보며 벌레보다 못한 인생을 살았다고 나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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